답답하다
새벽 마당부터 바람이 세다.
목도리 없는 목이 서늘하고, 바짓가랑이가 차갑다.
다른 곳은 어떤지 몰라도 여기 지리산 자락은 전형적인 일기 불순 지대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날씨가 그럴지라도 전천후 선수임을 자랑하는 처지에서 뻥 뚫려야 한다.
머리가 맑고 몸이 가벼워야 한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인간이 자연을 넘을 수 없는 것인지 아니면, 자연 극복의 인간 의지가 약해진 것인지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상큼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분명 피하거나 거부할 수 없는 뭔가 있다.
목에 걸려 신경 쓰이는 가시일 수도 있고, 아닌 밤에 홍두깨처럼 청천벽력일 수도 있다.
몰라서 답답하다.
할 줄 몰라서 답답하다.
알아도 답답하다.
속 시원하게 말할 수가 없다.
할 줄 알아도 답답하다.
얽히고설켜 걸리는 것이 많아 맘대로 할 수가 없다.
에이, 미당 선생하군.
선생답지 않게 왜 그래요.
혼자 머리털 쥐어뜯으며 그런다고 해결될 것도 아니잖아요.
마음먹기에 따라 식은 죽 먹기일 수도 있는데 너무 앞서가는 거 아닌가요.
그렇지요.
주제 파악 못 하고 세상 근심·걱정 다 짊어진 듯이 끙끙 앓을 게 아니지요.
현실을 직시하고 알면 아는 대로 모르면 모르는 대로 가야겠지요.
흐느적거려 꼴사나운 것도 아니고,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오나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죽어도의 시조도 아니니 세상의 이치와 인간의 도리를 염두에 두고 평온하게 살아야겠지요.
오케이(O.K.예), 오브코스(Of Course 물론) !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는 그리스 신화이자 지금의 이야기이기도 하니 아무도 없는 산속에 들어가 맘껏 소리를 지르든가 화장실에 들어가 표정관리를 하든가 하는 방법으로 출구전략을 짜서 밀고 나갑시다.
언더스탠에 옛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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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