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술
부처님 오신 날이다.
스승의 날이기도 하다.
그런데 부처님께도 불경하고, 스승님들께도 결례하여 맘이 무겁다.
핑계 같지 않은 핑계이나 상황이 그렇게 됐다.
남원에 있지 않다면 어려운 일이다.
여행계획을 세워 적당한 날짜를 잡아 일부러 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래서 남원에 있을 때 간편하고 가볍게 소규의 목적을 이루고 싶었는데 그 작은 소망도 쉽지 않다.
돌발변수와 나태함으로 인하여 일그러졌다.
며칠간 이어지는 춘향제 축제에 참석하는 것은 점심 먹으러 갈 때 본 가로수의 청사초롱과 외지인듯한 춘향 파크의 행락객들을 본 것이 전부이니 명에 남원 시민이라고 자처하던 것이 부끄럽게 됐으니 언급을 회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다만 이 둘은 결이 다르다.
한 건이다.
가까운 곳에 있는 지리산 자락 실상사에 들러 예를 갖추고 뱀사골 계곡에 가 심기일전하며 부처님 공격을 표하려던 단기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예기치 못하던 대전 관저지구 구봉 마을의 데레사 님 어머니께서 소천하시어 천안으로 문상가야 하는 변수가 생겼다.
계속되는 장거리 운전이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해야 할 일을 또는 할 수 있는 일을 미루거나 모른 체 하는 것은 미당 선생 꽈가 아니다.
하느님께 영원한 안식을 주시라는 자비를 청하는 것은 물론이고 비록 97세의 장수이시지만 비통해할 가족들과 잠시라도 함께해야 한다는 생각이 굳어져 그대로 행하려는 것이다.
또 한 건이다.
동문수학한 대학원 선후배 원우들과 함께 지도교수님을 모시고 오붓한 시간을 가지려던 장기계획은 벌써 무산되었다.
죄송스러움과 아쉬움에 할 말이 없다.
사랑과 정성이 부족한 부덕의 소치는 어떤 미사여구로 설명한다 해도 변명에 불과하니 안 하느니만 못하다.
못한 아쉬운 것들이 있다.
해서 흡족한 것들도 많다.
미완으로 남아 좋게 해결하고자 하는 부담스러운 것들도 있다.
어떤 것이든 술에 술 넘어가듯이 술술 넘어가 잘 풀렸으면 한다.
누에고치 실 뽑듯이 술술 뽑혔으면 한다.
뭐가 그리도 어려운지 꽉 막혔다.
뭐가 그리도 틀어졌는지 꽈배기 꼬이듯이 배배 꼬였다.
뚫고 풀어야 할 당사자들은 공포탄과 헛발질에 익숙해진 듯 별다른 표정이 보이질 않는다.
위치를 바꿔가며 공방을 벌인다.
아군이고 적군이고 가릴 거 없이 비호감이자 배척의 대상들이다.
그런 모습에 속이 상한다.
불편한 속 안고 가봐야 더 악화만 될 테니 “할머니 손은 약손이다” 라는 치유의 자장가를 들으며 아픔을 잊는 것이 속 편한 지름길이다.
보고 싶지 않은 것들이나 그 역시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것들이다.
그에 굴복하여 나자빠지지 않고 올바른 길로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니 희망을 잃지 않아야 할 당위성이 있는 것이라 여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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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