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개뿔이나

Aphraates 2024. 6. 19. 18:40

미당 선생은 원숙함을 넘어 사그라드는 노땅 그룹원이다.

직장을 가도, 현장을 가도 비슷한 연배는 있어도 위 연배는 별로 없다.

대부분이 아래 연배들이다.

바라는 바는 아니었지만 어찌하다 보니 그리됐다.

그러나 누구라도 겪어야 하는 길이기에 슬퍼하거나 아쉬워하진 않는다.

 

아우님들과 또는 아들에 아들분들과 소맥 폭탄을 터트리다 보면 대단하시다는 좋은 소리를 자주 듣는다.

나도 단장님처럼 머리가 좋고, 나이가 들면 단장님처럼 여유롭고 멋지게 살았으면 좋겠다면서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느냐고 부러워한다.

좋게 봐주는 데 안 좋게 나올 건 없다.

좋게 봐주니 고맙다면서 그저 그렇게 돌아가는 대로 산다고 하고는 화제를 돌린다.

 

속으로는 그런다.

그리고 사실이 그렇다.

개뿔이나 뭐가 머리가 좋고, 대단한가.

어찌 하다 보니 그리됐고, 운때가 맞아 잘 지내고 있는 행운아일 뿐이지 아무것도 아니어서 내세울 만한 게 없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강() 후배한테 이런 문자가 날라왔다.

 

“건축전기기술사

9번 도전계획에 2번째 도전 결과보고드립니다~

총점 1200점

합격 720점

득점 230점

100점 환산시

60점 합격

19점 득점 입니다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

 

몇 년 전이다.

전기기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그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다.

합격 축하 소연 자리에서 기술사에게 도전하겠다며 팁을 달라도 하였다.

좀 무리인 것 같아 걱정스러웠지만 야심 차게 임하는데 듣는 사람이 오히려 힘이 절로 났다.

시간이 좀 걸리긴 할 것 같은데 도전하고, 공부는 왕도가 없고 열심히 하다 보면 아득하던 것들이 다 정리가 되어 일목요연하게 되고 그다음은 합격이라고 하면서 건배했다.

그 후배는 그 격려와 약속을 지키고 있는 것인데 스스로 알아서 하는 것이니 머지않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좀 걱정스러웠던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그 후배가 미당 선생 띠동갑 아래 정도인데다가 사무직으로 은행 지점장 명퇴자였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감이 있고 열의가 있을지라도 그런 처지라면 맨땅에 헤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한 발 한발 다가가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고, 꼭 소원 성취하라고 손이 얼얼할 정도로 손뼉을 친다.

 

하긴 새벽에 일어나 묵상을 하다가 6시에 걸어서 남원 도통동-이백면 양가리 10km 이상의 출근길에 오르는 것이 개뿔이나는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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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