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없다
뭐 앞에 장사 없다.
뭐에 뭐를 넣어볼까.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뭐든 갖다 넣기만 하면 다 통하게 돼 있다.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는 선출직 피선거권자에게는 표(票)일 것이다.
먹고 죽을래야 그럴 수도 없는 사람에게는 쩐(錢)일 것이다.
갈수록 약해져 인생무상을 탄식하는 노년에게는 나이 들어가는 세월(歲月)일 것이다.
제 멋대로 생긴 것이 한스러워 걸핏하면 부모를 원망하는 여자에게는 성형수술(成形手術)일 것이다.
이룰 거 다 이루고 가질 거 다 가졌지만 똘똘한 사람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쫄부에게는 학벌(學閥)일 것이다.
허우대는 멀쩡하여 인왕상 호랑이같은데 소주 한 잔만 하면 얼굴이 벌개져 안절부절하지 못 하는 비주류파에게는 주당(酒黨)일 것이다.
속 썩이는 아이들 때문에 무자식 상팔자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대가족에게는 절간같이 조용히 사는 단란한 핵가족(核家族)이고, 그 반대는 그 반대일 것이다.
보기에도 날쌘 제비나 음침한 꽃뱀에게는 래이디앤 잰틀멘(신사숙녀)를 읊조리는 영국신사(英國紳士)일 것이다.
남의 눈을 피곤하게 만들고 조금만 움직이며 헐떡거리는 뚱보한테는 깡마른 갈비씨이고, 그 반대는 그 반대일 것이다.
방방 뜨며 배신자 프레임을 걸었다가 코박홍이라는 촌철살인의 한 마디로 되치기당하며 쏙 들어가는 인사에게는 이단공단의 교훈(敎訓)일 것이다.
먹을 거 안 먹고 입을 거 안 입고 근검절약하여 겨우 집 한 칸 장만하여 기뻐하는 서민에게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면 그런 집 수십 채가 우수수 쏟아지는 투자와 튀기와 상속의 귀재(鬼才)일 것이다.
어제는 한 분야를 마무리하는 부분 쫑파티를 했다.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는 자부심과 함께 돈 앞에는 장사 없다는 수치심에 관해서도 이야기가 오갔다.
감성과 이성을 함께 갖고 있는 사람이 그런 게 아니라 이목구비가 없는 돈이 그러는 것이다.
세상과 인생이 다 그런 것이라 인정하면서 우리는 그러지 말아야 하는데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끝이 좋아야 한다는 생각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면서도 돌아서면 험상궂어지는 이별보다는 언제 어디서든 다시 만나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아름다운 작별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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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