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두 번 다시 꾸고 싶지 않은 꿈

Aphraates 2024. 7. 23. 05:52

두 번 다시 꾸고 싶지 않은 꿈이 있다.

꿈은 맘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심신과 주변의 상황이 영향에 따라 길몽도 꾸고 흉몽도 꾸는 것 같다.

악몽은 내외적인 환경의 영향이라든가, 무슨 일로 인하여 심사가 괴로울 때 꿔지는 것 같다.

악몽을 꾸고 나면 등에 식은땀이 흥건하고 진절머리를 친다.

 

꿈보다는 해몽이 좋다는 말을 하면서 악몽을 얘기해본다.

 

악몽은 여러 가지가 있다.

아주 고약한 것도 있다.

그중의 하나가 제대했는데 다시 군에 입대하는 꿈이다.

얼마나 싫은지 꿈에서조차도 탈영을 하는 것이 낫다고 할 정도로 피하고 싶은 재입대다.

군은 조국의 간성이라고 하면서도 본인에게는 싫고 두려운 것이다.

 

군에 가기 전과 다녀온 후에도 비슷하다.

군에 가야 한다고 등 떠밀 정도는 아니나 국방의 의무를 충실히 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한다.

군을 피할 이유를 잘 모르지만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안 갈 수만 있으면 어떻게든 안 가려고 한다.

그러니 군이 좋다며 모병제로 자원입대하기보다는 의무제로 강제 입대하는 병력이 훨씬 더 많다.

 

군은 꼭 필요하다.

하지만 나는 군 체질이 아니니 네가 좀 어떻게 해봐라.

그렇게 미덕이 아닌 부도덕으로 형님 먼저 아우 먼저를 하는 겸양의 미덕을 발휘하는 척한다.

얄밉다는 것을 다 알면서도 비난하지 못한다.

왜 그럴까.

오늘의 내가 내일의 네가 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군 체질도 있다.

군 생활을 생각만 하면 힘이 저절로 솟고, 제아무리 천하무적의 적군이 올지라도 맨손으로 대적하여 무찌를 자신감이 얼굴에 그대로 나타나는 군 무끼가 있는 것이다.

바풀떼기 위관급 초급 장교나 부사관 때는 사병들과 거의 동등한 수준으로 박박 기기 때문에 어렵지만 그를 지나 말똥 영관급 고급 장교나 상사 원사 그룹에 들어가면 내가 군에 오기를 잘했다고 뻐길 수도 있다.

수난의 시기를 지나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로 장성(將星)급에 오르면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부러울 것이 없을 것이다.

물론 과정과정마다 희로애락이 펼쳐지지만 그런 거여 세상 어디를 가도 마찬가지이니 군이라고 해서 더 가중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명예를 먹고 사는 군인, 명령에 죽고 사는 군인이다.

그러나 세월 따라 노래 따라 달라진다.

세상이 바뀌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충성을 다 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소명 의식만 강조하기에는 너무 많은 것들이 변했다.

상명하복이니 무조건 나를 따르라 하고 깃발을 들고 나아가다 보면 혼자 딸랑딸랑 걸어가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 오늘날의 군대다.

관촌동의 대자가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임관하여 근무하다가 소령 진급과 함께 자진 전역하였다.

관련 국책 연구소에 들어가 갈고 닦은 지식과 경험을 최대한 살려 활동하고 있는데 잘 적응하여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면 한다.

우리 국가사회가 미숙한 채로 발전하던 시기에는 군의 역할이 크고, 인정도 받았지만 체계가 잡히고 민간 영역이 커진 지금은 군의 위상이 국토방위의 한 축을 담당하는 것으로 위축된 것이 사실이다.

군사문화니, 무안통치니, 문민정부니 하는 문제들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세상 흐름이 그렇게 변했다.

선생님의 그림자도 안 밟는다는 사도의 길이 안정된 직장에서 또다시, 기피의 대상이 된 것처럼 군사시대에 가졌던 군의 위엄이 약해졌다.

 

<“이대로면 다들 군복 벗을 것군대 떠나는 군인들 급증’ [박수찬의 ]> 이라는 기사가 실감된다.

논산 훈련소 23연대 전반기 훈련을 받았다.

동두천과 파주와 임진강과 휴전선 접경지대인 감악산 자락 28사단 보충 교육대에 LMG 후반기 교육을 마쳤다.

연천 전곡 한탄강 강가 81연대에 배속되어 중대-대대 ATT-연대RCT 훈련받으며 군자산 벙커 작업을 했다.

1974년 이때쯤인데 그때 그 시절이 생각난다.

 

누가 맞장구쳐 주는 사람이 있으면 밤새 이야기해도 모자랄 텐데......,

육군 병장 김 병장처럼 만기 제대한 사병급이라면 말이 잘 통하겠지만 없으면 작대기 하나 이등병 출신 방위병도 아쉬운 대로 괜찮다.

아니다, 서울 갔다 온 사람보다 안 갔다 온 사람이 더 잘 알고 입심이 세듯이 예비역보다 보충역이 더 태극기 휘날릴 수도 있다.

해도 해도 질리지 않고 사그라지지 않는 군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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