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효
스포츠 마니아는 아니다.
몇몇 종목에 대해서만 보통 수준을 즐긴다.
기회가 되면 직접 뛰기도 하지만 사양하는 편이다.
가기 싫은 노래방이지만 가게 되면 마지 못 해 몇 곡 부르고는 잘 부르는데 왜 안 오려고 하느냐는 칭찬과 비난을 함께 받는 것과 비슷하다.
스포츠 중에 우격다짐식인 격투기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유도, 레슬링, 킥복싱, 합기도, 태권도. 무에타이, 씨름, 가라테, 브라질리안 주지수, 종합격투기(MMA)......, 야수의 생존경쟁이 연상되기도 하고, 쌈닭 같은 것을 보는 것 같아 안 좋아하는데 특히, 피를 질질 흘리면서도 관중의 환호를 받으며 강행되는 것은 보기 싫다.
누구는 그런 스포츠야말로 우리 인간 본래의 모습이라고 아래도 하지만 기리고 장려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같은 민족 계열이면 잉글랜드 영국은 야구를 기피하고, 아메리카 미국은 축구를 기피하는 것과는 양상이 다른 그림이지만 무지막지한 모습은 안 보고 싶다.
태권도는 우리나라, 유도는 일본이 종주국이다.
스포츠에서 사상과 이념을 가미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나 친일이나 반일 프레임이 아니더라도 유도를 멋진 스포츠라 하고 싶진 않다.
그런데 뜬금없이 격투기 얘기는 무엇인가.
유도 심판 규칙을 이야기하려다가 나왔다.
유도 득점에는 한판과 절반, 벌점에는 지도와 반칙패가 있단다.
빠데루 아저씨가 얼굴을 찡그리며 재미난 표정으로 외치던 유효와 효과는 유도의 역동성과 흥미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2017년부터 폐지됐단다.
두 선수 실력이 막상막하여서 점수가 잘 안 날 때는 점수 같지 않은 유효나 효과 하나 만으로 승패가 가려졌다는데 판정의 정확성과 공정성이 문제가 되어 그런 조치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어제는 무효 한 판을 선언 받았다.
유효가 아닌 무효라고 하는데도 불쾌하지 않았다.
흔쾌히 받아들였다.
아니다.
그런 무효는 자주 있어도 땡큐라고 되받아쳤다.
칠갑산 사람들 대전 모임이 유성에서 있었다.
즐겁고 유쾌한 시간이었다.
옥에 티도 있었다.
무효 선언이다.
서울 친구가 전 날 건강검진 결과 몇 주간 금주령을 당해 얼마 먹지도 못 하는 찬물과 안주로 위안삼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소맥 폭탄 부대원이 폭탄을 터트리지 못 하고 폭탄을 허리춤에 차고만 다니니 친구나 다른 친구나 답답했다.
안타까웠지만 사정이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서로가 미안했다.
몸이 그런 상태인데도 내려온 친구가 미안했고, 어지간하면 만남이 취지를 백 번 살렸을 텐데 사정이 여의치 않았던 친구도 미안했다.
결국은 오늘 만남은 무효이니 다음에 다시 유효 한 판을 돌려야 한다는 것으로 낙찰이 되었다.
그렇게 결말 되면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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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