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택배는, 소고기는

Aphraates 2024. 9. 6. 04:00

올해 추석 택배 물량은 전년 대비 30%정도 늘어날 거란다.

맞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동네 이야기같다.

향촌의 체감은 다르다.

보기에도 그렇고, 분위기도 작년만 못한 것 같다.

601호야 택배다운 택배가 올 형편이 아니니 그렇다 치더라도 아파트 단지와 인근 상가와 매장 분위기가 그렇다.

훵하고 썰렁하다.

가끔 오가는 택배 차량은 활력이 없고, 가게는 임대 팻말에 문 닫은 곳이 많고, 오가는 사람들 양손에는 일상적인 쇼핑 백이나 가방 정도다.

왜 그럴까.

그 많은 택배 물량은 다 어디로 갔다는 것인가.

어디론가 쏠림 현상이 있는 것 같은데 더 알아서는 안 될 것 같다.

알면 다치고, 알면 속상하기 때문이다.

 

한우가 너무 많단다.

한유 사육농이나 관계기관 분석이 아니라 언뜻 보기에도 그렇다.

전국 어디를 가나 한우 축사와 한우 천지다.

추석 명절을 맞이하여 50% 대대적인 세일을 한단다.

 

그러나 소비자는 안 그렇다.

제대로 된 한우 한 번 먹어봅시다.

대폭적인 할인 행사한다는데 나도 좀 몇 근 삽시다.

침을 삼키며 나서보지만 신통치 않단다.

나에게로 올 소고기는 안 보인단다.

산지 값은 떨어졌는지 모르지만 시장 정육점에서의 값은 예전이나 별반 다르지 않단다.

한우가 남아 돈다는 말은 거짓말인 것 같단다.

간단하게 말해서 서민이나 중산층에게는 그 흔하디흔하다는 소고기가 화중지병으로 그림의 떡이란 것이다.

배 두드리면 먹고픈 그 많은 한우는 어디로 다 갔고, 누가 그걸 다 먹는다는 것인지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택배도, 소고기도 통계상 그렇다는 것이지 체감하는 것은 다르다.

뻔히 다 알면서 왜 그러냐고 한다면 할 말이 없다.

웬만한 집도 밀려오는 택배가 귀찮을 정도이고, 입에 살살 녹던 소고기가 질기게 느껴지는 정도로 살림살이가 커졌다.

그런데 택배 구경도 못하고, 소고기 한 점도 제대로 맛볼 수 없는 집이라면 네들이나 배터지게 말 먹고 잘 살아라하는 소리가 나옴직도 하다.

 

세상이 그렇다.

그러니 어쩌겠나.

스스로 살길을 찾아야 한다.

누가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화내고 속 끓여봐야 나만 손해니 그럴 거 없다.

택배는 무슨 택배, 우리 노포로 가서 다른 고기라도 몇 근 끊어오자.

깊은 맛은 소고기보다 돼지고기이고, 건강에는 소고기보다 오리 고기이니 우리 넉넉하데 사다가 추석 제사 모시고 잔치 한번 벌이자.

초월이든 포기든 뭐가 됐든 그렇게 사는 게 속 편하다.

 

고기 한 근, 사과 봉지 하나 들고 오는 O 없다고 하며 웃으시던 한 참 전의 대모님 모습이 떠오른다.

세상이 투명해지고 맑아졌다 해도 또, 영화 황산벌에서의 의자왕 아들의 뇌물이나 국군장병의 위문품이 아닐지라도 이런 명절 때는 작으나마 오고가는 정이 있어야 제 격인데 너무 쓸쓸하고 삭막한 것 같다.

 

벌터 서생)

미당 선생, 세상 그렇게 관조하듯이 바라만 보질말고 솔선수범하시오,

연일 소맥폭탄부대 찾아가거나 만드는데 공들이지 말고 좀 나누시오.

미당 선생)

벌터 서생, 그리 모함하지 마소,

소맥 폭탄 찾아 삼만 리 하는 것이 곧 나누는 것이고, 현실 참여를 하는 것인데 왜 그러시오.

소맥 폭탄이나 하나 던져주고 그런 말 하소.

소맥폭탄이 자발적인 것이어서 즐겁지만 때로는 강제적인 것이서 피곤도 하니 그렇게 가재미눈으로 보진 마소.

 

https://youtu.be/sJOFr-lOvso?si=bKHMPdwluYloUJJa

개그콘서트 - ‘어르신‘ ”돈 많이 벌면 뭐하겠노 소고기 사묵겠지”.20170514 ,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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