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사돈 남 말 한다

Aphraates 2025. 3. 16. 05:34

사돈 남 말 한다.

줄여서 사돈남말이라 한다.

영어로는 You’re a fine one to talk라 하고, 비슷한 표현으로 내로남불이 있고, “본인도 동일한 문제점이나 저지른 잘못이 있는데도 남의 그런 잘못이나 문제점을 지적하는 행위를 비꼬는 말이다라는 해석이 나무 위키에 나와 있다.

 

며칠 전이다.

() 이사님과 전문 분야 현장을 총괄하는 S의 이() 부장님 이야기가 있었다.

휴일도 없이 계속해서 작업하는 것이 미안하고 안쓰럽다고 하였더니 이사님도 그렇다면서 이 부장님의 개인적인 실상을 알려주셨다.

나이 50여 줄인데 반 이상이 객지 현장 나홀로 생활이었단다.

가정과 개인 생활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하였더니 그게 생활화되다시피 하여 적응을 잘 하는 것 같다는 설명이었다.

맡은 책임이 크다 보니 현장에서 대천 시내 숙소로 퇴근을 해도 그날의 작업을 되돌아보고, 내일과 향후 작업 계획을 구상하느라 하루에도 한 20번 이상씩 장단기 알기 예보를 볼 정도로 신경을 쓴다고 하시더란다.

 

그게 더 맘 아팠다.

어떻게 보면 역동적으로 일하는 것이다.

달리 보면 눈물겨운 인생살이다.

가족과 함께 먹고 살기 위하여 어떤 고난도 이겨내는 것인데 그를 체질화되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것이 대견스러웠다.

누구라도 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의 한계라는 생각도 들었다.

 

연이틀 소맥 폭탄과 12 OB 모임에 참석하여 피로를 풀고 향촌 귀가해서는 메일과 자료를 검색하면서 대천 일과 관련한 것들을 처리 내지는 월요일에 할 준비를 했다.

물론 틈틈이 글을 쓰는 것과 교구청과 성당 홈페이지로 들어가 천주교 소식을 파악하는 것도 병행했다.

희미하게 터오는 동녘 하늘을 바라보면서 옅은 커피를 마시노라니 사돈남말이 떠올랐다.

이 부장님 걱정하는 사돈 남 말 하지 말고 미당 선생 댁이나 극성부리지 말고 좀 다소곳이 있으라는 충고와 경고를 날렸다.

집에 와서까지 일 때문에 고심하는 식이 아니고 현장과 사무실에서만 해도 남보다 뒤지지 않고 앞서갈 수 있으니 적당히 하라는 것이었다.

동분서주하는 것이 체질이고, 한시적으로 그런 게 아니라 인정과 보상 문제를 떠나 그리하는 것이 생활화됐다고 자신을 합리화시키는 것은 억지다.

너무 무리하다가는 탈난다.

휴먼에라 즉, 인적 실수를 줄인다는 차원에서라도 자중자애해야 한다는 자가 진단과 반성도 해봤다.

떠 가방끈 크고 길다고 공부 잘 하는 게 아니라는 말도 되새겨봤다.

 

저 사람 못 말린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긍정적인 소리를 듣고 사는 것은 행복하고 즐거운 삶이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독불장군은 아니다.

그래도 그렇게 한곳에 집중하고 매진하다가는 잃는 것도 적지 않을 테니 좋은 것도 가리고, 양보하고, 나누는 지혜와 슬기가 필요할 것이다.

숨 가쁘게 뛰어야 하는 단거리도 있지만 느긋하게 뛰는 장거리도 있다.

1,500m 중거리 경기를 42.195km 마라톤 뛰듯 지구전으로 느리게 뛴다거나 거꾸로 42.195km 마라톤을 1,500m 중거리 뛰듯이 속전속결로 헐레벌떡 뛰다가는 연필 한 자루도 못 받는 등외가 된다는 진리를 터득하고 지키는 것도 성공의 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겠다.

 

체질.

천만에다.

체질이 어디 있나.

사람은 다 거기서 거기로 간발의 차이에 따라 성패가 결정된다.

무엇이고 너무 오버하거나 언더하지 않고 시의적절하게 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이자 유능한 인재일 것이다.

 

사순 제2주일이다.

금식과 절제를 하고 그를 이웃과 나누어야 하는데......,

꿩 대신 닭이라고 했다.

뭐든 그에 합당한 것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부담스럽지 않은 주일이 되도록 해야겠다.

 

<http://kimjyyhm.tistory.com> <http://blog.daum.net/kimjyyhm>

<http://www.facebook.com/kimjyyfb> <http://twitter.com/kimjyytwt>

(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