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채빈

Aphraates 2025. 4. 1. 02:48

() 채빈 테레사.

고운 이름이다.

아름다운 사람이다.

존경하는 어른이다.

만나면 두 손을 꼭 잡는 교우이다.

보면 "채빈 테레사" 라고 부르면서 환하게 웃는 연상이다.

귀가 어둡지만 말이 없어도 뭘 말하려는지 알 수 있는 눈빛이다.

겸상하여 밥 한 끼 먹은 적은 없으나 뭐라도 대접하고 대접받고 싶은 이웃이다.

 

() 남숙 데보라.

채빈 테레사만 만나면 오랜만에 해후하는 언니와 동생처럼 다정하다.

서로의 집과 가족 안부를 나누며 공감하는 둘 이다.

연상과 연하를 떠나 서로 믿고 따르는 둘이니 데보라도 테레사와 동격은 못 될지라도 그 언저리는 가는 편이다.

 

오늘은 테레사와 데보라의 성당 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몇 주 만에 성당 미사에 참례한 터이니 데레사 형님을 만나 꼭 물어볼 것이 있다며 월요일 아침 미사에 갔다.

공사다망한 밖(, , 아프라아테스, 미당 선생)은 해야 할 일들이 몇 짐이어서 다른 곳으로 진군하였다.

미사가 끝난 후 만나야 할 교우분들이 많지만 신부님께 간단하게 작별 인사만 드리고 서둘러 나와 테레사와 함께 걸었다.

데보라는 향촌, 테레사는 갈마 고갯마루 동네로서 성당의 중간쯤 된다.

천천히 걸으면 20-30여 분, 빠르게 걸며 10-20여 분 거리다.

천상 맞춤이다.

걸으며 대화를 나누기에 아주 적당한 거리다.

 

) 형님, 무슨 좋은 일 있으셔요. 우리 집 양반이 꼭 물어보래요. 넉넉지 않을 텐데 그런 봉헌을 하셨다고 대단하신 분이라고 좋아해요. 맘적으로 응원도 하고요.

) 집은 더 했던데 뭘 그걸로 그려.

) 아니에요. 우리야 나가서 벌으니까 하는 것이지만 형님은 사정이 다르잖아요. 물질적으로 따질 것은 아니나 그렇게 큰 봉헌하시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잖아요.

) 그게 무슨 돈이냐면 시집와서부터 조금씩 모아 둔 거야. 영감님 무슨 속병이라도 생기면 쓰려고 갖고 있던 것인데 그냥 그렇게 가셨으니 쓸 데가 없어진 거 아니야. 그래서 아무리 쓰고 써도 아깝지 않은 성당에 봉헌한 거야. 물론 자식들이 주는 대로 모아뒀던 조금 큰돈은 아들이 꿔가더니 함흥 차사이고.

 

그 소리에 다시 한번 놀랐다.

충분히 그러실 분이지만 어찌 그렇게 하실 수 있다는 것인지.

다시 한번 존경을 표했다.

평소 사시는 대로, 있는 그대로 말씀하시는 것이 살아있는 성인군자이시다.

회장님()이 알아주시고 좋아하신다니 고맙다면서 꼭 그 말을 전해달라고 하셨다는 데보라의 전언이다.

 

넉넉지 않은 살림이다.

자식들도 있고, 손들도 있다.

고기 한 근, 옷 한 벌 제대로 못 하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기부고, 나눔이고, 도움이고 같은 것을 생각할 새도 없이 선뜻 봉헌하는 것으로 천군만마를 얻은 듯이 기뻐하시니 큰어른이시자 참 신앙인이시자 진정한 그리스도인이시다.

테레사는 천 원, 데보라도 천 원을 봉헌했다면 앞의 천 원은 뒤 천 원의 숫자로 가늠할 수 없는 몇백 배 이상이 되는 것이니 더 할 말이 없다.

절제와 극기와 희생과 나눔의 사순시기 새벽 대천 길을 떠나기에 앞서 테레사와 데보라의 이야기를 통해 회개와 반성의 새벽 묵상을 해본다.

 

있으면 나누자.

없다고 어둡지말자.

그렇게 말한다.

실천하려고 노력도 한다.

하지만 그 상황에 닥치면 막상 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체빈 테레사 님은 물흐르듯이 부드럽게 그리 행하시니 참 자랑스럽고, 본받고 싶다. 

 

https://youtu.be/ySGEO3SH-Sc?si=_jj9UhGshudbshSe

현경과 영애 - 아름다운 사람 ,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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