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5등이네

Aphraates 2025. 4. 21. 05:34

청양, 5등이네.

그거참 영 거시기하네.

 

미당 선생의 고향인 청양이 5등을 했다.

5등도 5등 나름이다.

이런 것은 뒤에서 5등이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앞에서 5등이다.

왠지 모르게 씁쓸하다.

창피하진 않다.

어떤 면에서는 뒤진 5등이지만 앞선 5등도 있는 우리 고향이기 때문이다.

사통팔달에 충청의 알프스 마을, 청정지역에 인심 좋은 동네, 난개발이 안 되고 자연 그대로 유지되는 곳, 역대 정승급과 판서급을 비롯한 수많은 인재를 베출한 명당......,, 그 외도 많다.

어디 가서 키 얘기를 하면 할 에기가 없어 슬며시 자리를 피하지만 키 큰 사람 선반에서 내려 먹을 것 없다는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예기하는 미당 선생이다.

전국적인 군세(郡勢)로 보면 끝에서 한 자릿수 안에 드는 청양이지만 앞서는 다른 군은 크게 부러워할 것 없는 청양이다.

미당 선생이 보기에도 그렇게 뒤진 청양은 아니다.

그런데 통계상으로 그렇다니 또, “왜 그래요. 그 기사 내용이 틀린 게 없는데요 뭘하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으니 그게 아니라고 강하게 부정하진 않는다.

 

<슈퍼·목욕탕·미용실 사라진 농촌빈자리 채우는 '사회적 농장' 교육기관 문연다> 라는 기사에서 열악한 조건의 소도읍으로 청양이 전국에서 앞으로 5등이다.

우리 고향이 여러 측면에서 성적이 영 부진하다는 기사를 종종 대하는지라 충격적이진 않으나 이러다가 중대한 조치가 행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된다.

얼마 전 불 공장 자료를 검색하다가 청양 지사가 공주 지사에 합병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관계자한테 물어보았더니 시범 사업으로 행해진 조직개편이라고 하면서 전국적으로 그런 형태의 사업장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했다.

미당 선생이 사양변전소에 처음 부임하여 근무할 때는 청양은 충남지사 공주 영업소 청양출장소였다.

가장 기초적인 전력공급 업무만 담당하고 있었다.

전국에서 가장 작은 미니 병급(丙級) 사업소였다.

그러다가 생활 수준이 높아지고, 주민 편익을 도모한다는 차원에서 병---지점-지사로 점차 확대됐었다.

그런데 돌고 돌아 사업소 규모가 축소되어 다시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

유감이다.

왜 그러느냐고 한번 반발도 해본다.

그러나 소용없다.

학생 수가 얼마 안 된다고 해서 경제 논리를 내세워 지역 학교를 없애고 통폐합하는 것은 정서적으로 안 맞으니 반대한다고 해봐야 말하는 입만 아픈 것과 유사하다.

재경 지역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지방 소멸 현상이다.

그 축에 끼어 갈수록 쪼그라드는 고향이 미안하다.

 

어이, 미당 선생.

그래서 어쩌자는 거요.

선거 때만 되면 단골로 등장하는 수도 이전 건과 묶어서라도 생각해 봐야지 눈치만 보면 어떻게 해요.

한탄만 하지 말고 만회할 대책을 내 보세요.

말로 잔치를 하면 오천만 국민이 배부르게 먹고도 남아요.

말로만 그러지 말고 고향 사랑 기부금이라도 내고, 좋은 동네로 여행 와서 돈 좀 푹푹 쓰고 가라고 홍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오.

그래요.

어디 이를 말씀인가요.

그런데 이 사람 처지가 그럴 형편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면서 누구 약을 올리는 거요.

그렇지 않아도 어디 화풀이할 데 없나 하고 꼰고 있던 참인데 한번 붙어보자는 거요 뭐요.

사람 긁지 말고 가만히 있으시오.

 

https://youtu.be/AiwesYAQoBU?si=zqRW6ow9wZdqMe3Q

칠갑산-박민주 ,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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