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누군가는

Aphraates 2025. 5. 13. 07:04

형님 먼저, 아우 먼저.

좋은 걸 놓고 양보하겠는 거겠지.

네 탓이다, 내 탓이다.

안 좋은 것을 놓고 감수하겠다는 거겠지.

공은 너에게, 과는 나에게.

좋든 싫든 동행하겠다는 거겠지.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다.

자의에 의할 수도 있고, 타의에 의할 수도 있는데 안 할 수는 없다.

혼자 떡 사먹는 것이 아니고 여러 사람이 걸쳐 있으니 못 할 수도 없다.

 

오늘은 미당 선생이 거기에 서 있었다.

줄을 잘 못 서서 그런 것이 아니라 죽 이어져오다 보니 그리 됐다.

희로애락이 오락가락하는 양상이지만 가능한 희()와 락() 쪽으로 기울고자 신경을 썼다.

 

오월이 오월 같지 않다.

두터운 외투를 입어야 할 정도로 쌀쌀한 달밤에 몸을 달래는 넉두리쪼로 시조 한 수 읇기도 했다.

 

토요일도 온종일이었습니다.

일요일 밤은 더 합니다.

열시인데 새벽에 나와서 아직도 이러고 있습니다.

먹고살기 힘들다 하면 서러울 테지만 그런 건 아니라 다행입니다.

그렇다고 아름다운 밤이라 하기에는 좀 그렇습니다.

더 난감하고 처량한 것은 심야 작업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고, 끝나고 집에 가도 후속조치를 하러 새벽 몇 시에 나와야 할지 기약 없다는 것입니다.

투정부리는 것은 사치입니다.

더 열악한 처지에서 일을 하시는 분들도 같은 줄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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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