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말씨

Aphraates 2025. 5. 17. 10:49

우리나라 말씨(말투)가 여럿이다.

땅덩어리 커다란 나라들에 비하면 적은 편이지만 제법 다양하다.

인접한 이웃 동네인데도 강 하나 건너거나 다리 하나 지나고 나면 말투가 전혀 다른 곳이 많다.

말씨를 대충 분류해보면 서울 경기, 강원, 충청, 경상, 전라, 제주, 함경도와 평안도로 대표되는 이북이 될 것 같다.

 

애매모호한 때도 있다.

어디가 주이고 어디가 종인지 주종관계가 명확지 않다.

우열을 특정할 수가 없이 목소리 큰 사람이 쓰는 지방 말씨가 이긴다.

경상도와 전라도가 만나는 화개장터, 충청도와 강원도가 접한 제천, 충청도와 전라도가 맞닿은 강경이나 장항, 충청도와 서울 경기가 이어지는 천안, 이북의 실향민들이 정착한 휴전선 접경지역, 강원도와 경상도가 위아래인 경북 봉화 지방은 양쪽 지역 말이 뒤섞여 듣기 좋기도 하고 듣기 싫기도 하다.

<한국의 지역별 사투리와 언어의 특징>이란 글이 재밌다.

대선 선거 유세에서 미당 선생의 고향 충청도 말씨가 화제를 떠올랐다.

지역감정이나 지역 차별화 차원이 아니다.

한 표 달라고 읍소하는 연설에서 자기들이 바라는 바를 충청도 식으로 요약하여 말한 것인데 충청도 양반 본색을 그대로 드러내며 은근히 친밀감을 강조한 것이어서 진영을 떠나 박수를 아니 칠 수가 없다.

<[영상] 이재명 유세에서 나온 충청도 화법 "말해 뭐혀"> 라는 기사다.

이런 경우라면 노땡큐다.

 

저는 원래 충청도 산입니다.

그런데 전국구입니다.

경상도는 어머니 고향이고, 전라도는 아버지께서 직장 근무하시던 곳이고, 강원도와 서울은 형제들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그러니 전국 어디든 다 제2의 고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원적지, 호적지, 주소지, 거주지, 체류지는 물론이고 단군의 자손인 한반도에 사는 백의의 민족입니다.

근본이 하나인데 하물며 같은 선거구라는 것은 더 이를 것이 없습니다.

사돈에 팔촌이나 어깨너머 쇠스랑으로 치면 나는 전국 어디를 가나 고향이자 친인척입니다.

한 표 잘 부탁드리고, 이웃과 손에 손을 잡고 투표장으로 가시어 몰표를 주십사 하고 짝사랑을 표합니다.

깊은 인연과 아름다운 사랑을 헤아려주시길 앙망하옵니다.

 

그렇게 매달리다가 게임이 끝나고 나서 나몰랑이면 안 된다.

챙길 거 다 챙겨 뒤도 안 돌아보고 훌쩍 떠나버리면 곤란하다.

화장실 갈 때 하고 나올 때 틀린 것은 아니 된다.

언제 봤느냐 하는 식으로 나오면 언젠가는 혹독한 대가를 치른다.

익히 경험한 바이고, 세상 질서가 그렇다.

간과하거나 잊어서는 아니 될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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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