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공식은 공식이다

Aphraates 2025. 5. 30. 03:49

(a+b)²=a²+2ab+b²

 

공식은 공식이다.

그대로 존재하고 유효하다.

용이하던 난해하던, 저차원이든 고차원이던, 미분이던 적분이던 공식은 깨지지 않는다.

답은 변하지 않는다.

답은 답이고, 하나다.

변하는 게 있다면 어떤 공식을 적용하여 보다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답을 도출하느냐이다.

 

안 어려울 때가 있었는가.

경기가 좋다고 할 때가 있었는가.

특히 약사적으로나, 지정학적으로나, 자원으로나 유리하지 않은 위치에 있는 우리들이 두발 쭉 뻗고 낮잠을 즐길 때가 있었는가.

 

다 이겨내고 오늘에 이르렀다.

앞으로도 세상 무슨 일이 있어도 굴하지 않고 굳굳하게 나아갈 것이다.

비관보다는 낙관으로, 후퇴보다는 진취적으로, 무사태평보다는 위기의식으로, 개인 보다는 개인과 공공으로......, 뭐 좋다는 거는 다 받아들이고 힘을 합쳐 적극적으로 임하면 두렵거나 걱정할 게 없다.

 

여러모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닥쳐오는 것을 거부하거 피할 필요 없다.

반길 것은 아니나 이길 것은 된다.

아시 한 번 허리띠 졸라매고, 운동화끈 조여 매고, 머리띠 두른 채 힘차게 뛰면 만사형통이다.

 

수출이 이끌고, 내수가 받치는 ‘K 성장공식’ 깨졌다

김정훈 기자2025. 5. 30. 00:56
 
한국은행 ‘0%대 성장’ 전망 쇼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 선언을 하고 있다. 이날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0.8%로 3개월 만에 절반 가까이 낮췄다. 한은은 미국 관세율이 올해 말까지 상당 폭 인하되는 낙관적인 가정을 해도 성장률이 0.9% 수준에 그칠 것으로 봤다./사진공동취재단

“요즘 아침에 경인고속도로 타고 출근하다 보면 레미콘 차량이 예전만큼 안 보여요. 건설 경기가 그만큼 안 좋은 거죠.”(민간 경제연구소 연구원 A씨)

“재작년에 편의점을 시작했는데 올해 매출이 30% 정도 빠졌어요. 아르바이트생들 월급 주면 거의 남는 게 없어요.” (지방 편의점 점주 B씨)

한국은행이 29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0.8%로 대폭 낮춘 것은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미국발(發) 관세전쟁과 중국의 추격으로 수출마저 휘청거리기 때문이다. 한은은 올해 수출이 경제성장에 전혀 기여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올해 순수출(수출에서 수입을 뺀 것)의 성장 기여도가 0%일 것”이라고 했다. 순수출이 늘어나지 않고 작년 수준으로 제자리걸음한다는 것이다. 수출로 번 돈으로 내수를 키워왔던 한국 경제의 성공 공식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백형선

◇꾹 닫힌 지갑 “코로나보다 힘들다”

한국 GDP(국내총생산)의 14%를 차지하는 건설 경기는 ‘마이너스 행진’ 중이다. 올해 1분기(1~3월) 건물 착공 면적은 전년 대비 30% 줄었고, 시멘트 내수 출하량은 22% 감소했다. 시멘트 출하량이 20% 넘게 감소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때인 1998년 이후 27년 만이다. 시멘트 산업은 건설 경기의 심각한 부진을 보여준다. 지난달 건설업과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각각 15만명, 12만4000명 급감했다.

 

닫힌 지갑에 자영업자 비명이 이어지고 있다. 커피·치킨·편의점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자영업 창업 3대장은 무너지고 있다. 국세청은 올해 1분기 커피점(-743개), 치킨·피자집 등 패스트푸드점(-180개), 편의점(-455개) 개수가 일제히 전년보다 감소했다고 밝혔다. 줄폐업이 이어지는 것이다. 씀씀이도 줄었다. 5월 황금연휴(3~9일 기준)에도 국내 신용카드 이용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7% 감소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올 들어 하루 매출이 2만원 나온 날도 있다. 코로나 때보다 정말 더 힘들다”며 “그나마 빚 청산하고 폐업하면 성공이라는 얘기를 자조적으로 한다”고 했다.

◇성장 엔진인 수출도 꺼져간다

한국 경제를 떠받쳤던 수출도 올 들어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관세청은 5월 1~20일 대미(對美) 수출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6% 급감한 52억5400만달러(약 7조2900억원)였다고 집계했다. 미국은 3월 철강·알루미늄 관세 25%를 시작으로, 지난달 초 자동차 관세 25%와 기본 관세 10%를 발효했다. 올해 1~4월 대미 수출은 작년보다 3% 이상 줄었는데, 5월 들어 감소세가 더 가팔라졌다.

관세전쟁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 한은은 만약 트럼프발 무역 갈등이 더 심해지면 올해 성장률이 0.7%까지 내려가겠지만, 미국과의 무역 협상이 원만히 진행돼 관세율이 올해 말까지 상당 폭 인하되더라도 올해 성장률이 0.9%에 그칠 것으로 봤다. 관세전쟁과 상관없이 성장률은 1%를 넘지 못한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반도체 수출이 급증했던 지난해를 제외하고 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쪼그라들고 있었다. 지난 2021년과 2022년에도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0% 수준이었다. 한국 경제의 굳건한 성장 엔진이었던 수출이 급속히 식어가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수가 뒷받침하지도 못한다. 지난해 한국의 성장률(2.0%) 중 내수 비율은 0.1%포인트에 불과했다.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관련 통계가 공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10국 중 최하위다. 한국과 성장률이 비슷한 캐나다나 스위스, 프랑스의 경우 내수 기여도가 각각 1.5%포인트, 1.7%포인트, 0.3%포인트로 모두 한국보다 높았다.

올해만의 일시적 문제도 아니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도 기존의 1.8%에서 1.6%로 낮췄다. 이대로면 사상 처음 한국 성장률이 2년 연속 2%를 밑돌게 된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연구개발(R&D)과 기술 등에 대한 중장기적 투자가 절실하다”며 “규제를 개혁하고 기업 발목을 잡지 않아야 성장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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