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롱다리

Aphraates 2025. 6. 27. 04:32

농다리(농교, 籠橋)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오창과 증평 나들목을 지나 동서울 방향 진천 쪽으로 가다 보면 오른쪽 냇물을 가로지르는 돌무더기 다리가 하나 있다.

돌다리는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다리이다.

그러나 진천 농다리는 다르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유명한 다리이다.

해마다 6월에 농다리 축제도 열린단다.

꽤 유명하고 흥겨운 축제라고 한다.

가보고 싶었지만 못 갔는데 언젠가는 한 번 가볼 셈이다.

 

유사품에 속지말고, 오남용하지 말자.

롱다리도 있다.

짧은 다리라는 의미의 숏다리(Short Leg)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긴 다리라는 뜻의 롱다리(Long Leg).

보통 훤칠한 키의 서양인들한테 해당되는 말이다.

짝달막한 동양인들한테는 보기 힘든 롱다리였다.

 

그런데 그 롱다리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해당된단다.

다른 동양인들보다 크게 변하고 있단다.

신체 발달에서 장족의 발전을 해온 것이다.

지구촌 10위권 국가 위상과 뛰어난 두뇌와 근면한 성실성이 조화를 이루어 다른 나라와 민족에 비해 월등한 성장을 한 결과라는 평가에 동의한다.

 

<[팩트체크] 한국인 정말 '롱다리' 됐나세계 순위 보니>라는 기사다.

롱다리라고 하면 숏다리라고 하는 것보다는 좋게 들린다.

은근히 무시하기보다는 은연중에 인정하는 말처럼 들린다.

그래서 숏다리한테도 반어법으로 롱다리라고 불러주는 예도 있다.

 

무척 활동적인 Y 님이 계시다.

모든 면에서 적극적이고 사철하시다.

뭘 부탁하면 거절하는 법이 없고, 싫다는 내색 하나 없다.

붙임성도 남달라 싫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가까운 사람들이 그분을 부를 때 롱다리라고 한다.

누가 봐도 숏다리이고, 자신도 인정하고 있는 숏다리다.

그런데 정반대 개념으로 롱다리라 부르고 받아들인다.

피차 부르고 듣기가 좀 거북할 수도 있을 텐데 그런 기색이 없다.

 

숏다리 님의 내공이다.

오히려 쫓아가서 왜 부르냐며 웃으신다.

신체적으로 약한 고리를 건드리면 대노할텐데 전혀 아니다.

자연스럽다.

오히려 되치기하여 상대방을 리드하신다.

그렇게 부르고 듣는 다른 사람이 더 어색하다.

숏다리가 롱다리를 압도하는 묘한 생존법이자 처세술이다.

 

미당 선생은 다리 얘기하면 할 말이 없다.

학교에서고 군에서도 늘 맨 앞 아니면 맨 끝인 숏다리다.

다른 애들은 쑥쑥 잘도 크는데 크지 않는 키가 서러워서 키를 늘리는 기계라도 하나 사고 싶기도 했고, 높은 굽의 구두를 신고 싶었던 기억도 난다.

타고난 약점을 그런 헛수고로 해결할 수 없지만 그만큼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이야기다.

그 스트레스에 짓눌려 할 일을 못 한 것은 아니다.

스트레스를 슬기롭게 풀어내 잊고 살아왔다.

힘센 사람 양손에 들고 다닐 거 없고, 키 큰 사람 선방에서 뭐 내려 먹을 거 없다는 말로 위안 삼았다.

그리고 숏다리를 롱다리로 여기는 약점극복 전화위복의 스탠스를 죽 유지해 와 결국은 성공을 이루어낸 격이 된 것이다.

 

https://youtu.be/jvQJ02FQZ70?si=EQpY7TcCoS5Clqht

7080가요_김세환_토요일밤에_ 긴 머리 짧은 치마 , 1973년,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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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