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이 햄버거를
국민 먹거리 또는 간식이라면 여럿을 들 수 있다.
떡과 엿과 고기와 과일이면 그만이었던 초근목피의 보릿고개 시절하고는 천양지차다.
치킨, 햄버거, 라면, 김밥, 핫도그, 피자, 짜장과 짬뽕, 떡볶이, 찐빵과 만두, 아이스크림, 삼겹살, 각종 다과(茶菓)......,
처지에 따라 기호에 따라 다르지만 국민 간식도 세월 따라 변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입맛은 어떨까.
전통적으로 이어오던 동양식의 토종보다는 서구화가 대세인 것 같다.
물론 발전에 발전을 거듭한 토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 라는 광고 카피가 살아있다.
대표적인 것이 치킨이다.
통닭에서 진일보한 치킨과 샌드위치에서 개량된 것이라 봐도 좋은 햄버거를 놓고 뭘 먹을지 고르라고 하면 막상막하일 것이다.
욕심쟁이 먹보라면 그런 게 어디 있느냐며 둘 다 고를 수도 있겠지만 콩 한 쪽도 나누는 미덕을 실천하는 배달의 민족 후예는 망설일 것 같다.
돌잡이 하듯이 손에 잡히는 대로 아무것이 걸리더라도 그 의미를 해석하기 나름일 텐데 좀 차이가 있긴 할 것이다.
전 같으면 단연코 종류가 다양한 햄버거를 잡았을 것이다.
지금은 그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무섭게 치고 올라온 치킨의 강세가 만만치 않다.
치킨 종류와 맛도 햄버거 이상으로 다양해졌다.
치킨과 햄버거는 국민 먹거리 선두 주자 자리를 놓고 용호상박으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을 것 같다.
정치권에서 수시로 벌이는 여론조사 방법을 동원하지 않고 매출액과 매장 수만 봐도, 한 집 건너 커피점과 치킨집과 햄버거 가게가 줄지어 들어서 있는 것을 보면 개략적으로 그 판세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커피는 몰라도 치킨과 햄버거는 대체재나 보완재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겉으로 봐도 판세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잘 나가는 치킨이 아프단다.
어제 모 방송사에서 배달 치킨에 대한 상세한 원가분석을 한 프로를 방영했다.
다들 어렵단다.
프랜차이즈 본사, 가맹점, 소비자는 물론이고 생산자와 유통자도 불만이라는 결론을 내면서 해결책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라고 논평하였다.
문제 해결이 그리 간단친 않을 것 같다.
있으면 먹고, 없으면 마는 세대들이야 치킨 한 마리 이만 원을 하든 십 만원을 하든 걱정할 것 없이 씨암탁 잡아서 백숙 한 그릇 땡기면 된다.
하나 밥은 안 먹어도 치킨은 먹어야 하는 사람들한테는 큰 문제일 것이다.
논란을 보노라니 치킨도 성장통을 겪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전과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언젠가는 수출 효자 품목이자 우리를 먹여 살리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반도체나 자동차처럼 위상이 높아질 것이다.
치킨, 파이팅이다.
햄버거를 앞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
국내외에서 모두 그렇다.
몇 명인지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단체 관광 온 중국인들이 인천 바닷가에서 치킨 파티를 할 때 시장이 직접 나가 분위기를 북돋웠듯이 영세 기업의 치킨이 다국적 기업의 햄버거를 못 누를 이유가 없다.
고급 브랜드로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때 웬만한 사람들은 먹어보기 힘들었던 할아버지 초상화가 크게 그려진 미국산 C 치킨을 이제는 시장 골목에서 지글지글 튀겨내던 통닭이 따라잡고 있다.
치킨은 대한민국 간식을 넘어 세계의 먹거리가 되고 있다.
생각만 해도 구수한 냄새가 풍기는 것 같이 침이 돋는다.
치킨이 위치 선점을 잘해야 할 거 같다.
천정부지로 오르는 물가 때문이다.
H 대형 매장의 저가 치킨을 사려고 줄 서 있는 그림과 함께 알뜰살뜰 삶의 지혜를 발휘하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기사가 미국 유수 블룸버그 통신 뉴스에 올랐단다.
그런 정신으로 어렵게 일궈 낸 것을 우리 때문에 그렇게 컸으니 함께 좀 먹자고 포크 들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야속하다.
하지만 그도 어차피 거쳐야 할 일이다.
우리의 근근했던 시절을 잊지 않고 지금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함께 가고자 하는 진정성을 좀 인정하여 도와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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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