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자전거

Aphraates 2022. 8. 26. 07:48

파랑새 형님이 자전거를 한 대 가져오셨다.

소맥 폭탄 작전 시에 자전거를 한번 타보고 싶다고 하자니 구해 오셨다.

작은 바퀴와 5단 기어인 일반 자전거로서 거의 새것이었다.

정자나무 휴게소에서 자전거 안장 높이와 기어를 조정하고 사용법을 설명 들었다.

미당 선생 자전거 이력은 상당히 깊다.

아버지께서 타고 장에 다니시던 짐 자전거로 타기 시작한 것이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이었다.

공주로 중학교 유학하면서부터는 자전거를 별로 안 탔다.

그게 1960년대 초이니 한 60여 년 만에 자가용 자전거를 가져보고 타보는 것이다.

앞뒤 브레이크를 동시에 잘 잡아야 한다는 설명을 해 주셨다.

자전거나 오토바이나 킥보드는 교통 약자로 상당히 위험하다고 하니 타는 연습을 하고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종 친구나 관평동 아우는 최신식 자전거에 완전무장을 하고 수백 킬로까지 하이킹한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는데 그런 수준은 아니지만 안전 운행 강조는 하고 또 해도 부족할 것이다.

 

둘이서 자전거를 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같은 베네딕도 아우가 큰 소리로 형님들 뭐 하시느냐면서 타고 가던 자전거를 길가에 세우고는 우리 앞으로 다가왔다.

여행용은 아닌 듯한 배낭을 메고 다가오는데 피곤한 모습이었다.

어디 다녀오는 데 그리 어려워 보이느냐고 물었다.

앞 동네 N 아파트 영선 직원으로 취업했는데 어렵기도 하고 보수도 시원찮아 오래 못하겠다고 했다.

파랑새 형님이 죽 해오던 개인 택배는 그만뒀느냐고 물으셨다.

그러자 하루 OO만 원해봐야 우측 운전 단속 등으로 나가는 돈도 많고 해서 별로 남는 것이 없어 그만두고 차를 팔았다고 했다.

나이도 환갑을 훌쩍 넘겼으니 체력도 달릴 것이다.

그 얘기는 안 하는 것이 더 일해야 할 형편인 것 같았다.

아우 얘기를 들으니 가슴이 찡했다.

밤낮 안 가리고 즐겁게 열심히 일하는 아우인데 여러 가지로 한계를 느끼기 때문에 접은 것 같아서였다.

개인 사업이라든가 전문직이라면 나이 늦게까지 일을 해도 좀 나을 텐데 체력으로 이겨내는 단순 업무를 하다 보니 버티기 어려웠을 것도 같았다.

 

자전거, 오랜만이다.

즐겨보는 프로 걸어서 세계 속으로에서 복지 천국인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3국을 비롯한 덴마크 등 인접 국가에서는 자전거가 생계 수단으로도 이용되고 있다는 나레이터 설명과 함께 화면이 나왔다.

대전광역시 공용 자전거 타슈는 하늘색에서 짙은 황색으로 바뀌었다.

청춘들 특히, 젊은 여성들이 타고 다니는 것을 자주 본다.

초등학생쯤이나 됨직한 남자와 여자아이가 땀을 뻘뻘 흘리며 자전거를 타고 남녀 어른을 따라가는 모습도 종종 본다.

자전거는 교통과 운전에 문제가 적지 않지만 친환경 교통수단으로서 좋으니 오락용이 아닌 생활용으로 얼마나 더 확충될 것인지 기대가 된다.

 

내일 갈마 공원 마당에 가서 타보기로 하고 자전거를 집에 들였다.

향촌 아파트는 자전거를 복도에 거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이 평소의 생각이기도 해 좀 불편하더라도 베란다에 두기로 했다.

자전거로 퇴근하는 베네딕도 아우를 생각하며 직업 분류도를 찾아봤다.

직무 난이도에 따른 직무분석과 직업 종류를 분류하고 있었다.

5분야였다.

통합직(전문직과 일반직을 합친 기업가 등), 전문직(경력/학력/자격증 연관), 일반직(관리직 등), 기능직(숙련직, 현업직 등), 단순직(비숙련직, 노무직 등)이었다.

어느 그룹에 속하느냐에 따라 재취업이나 노인 복지 문제에서 많은 차이가 날 것 같았다.

여기에서 인생살이 아픔이 드러난다.

그러나 나이 들어 신분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도 없다.

만족스럽지는 못하더라도 고맙게 일할 수 있는 자리가 많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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