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공
추석 전에 소맥 폭탄 작전에서다.
최저 임금 수준의 9급 공무원이라는 기사 이야기가 있었다.
전에도 공직 계통의 처우가 어떻다는 것을 몰랐던 것은 아니나 그래도 선호할만한 메리트가 있어 노량진 학원가에 공시족들이 만원이었는데 지금은 열기가 예전 같지 않고 서서히 시들해진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래도 공무원이 여러 가지 장점과 혜택이 있어 인기가 쉽게 사그라들지는 않을 거라며 옹호하는 이야기도 있었다.
공직을 바라보는 시선이 과거 회귀하고 있어 명예와 봉사와 청빈을 강요하는 기류가 형성되는 것 같은데 선진국일수록 공적 영역보다는 사적 영역이 커지기 때문에 공무원 위상이 크게 나아질 거 같지는 않으나 예전 식으로 헌신과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잘 안 막힐 거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가치관과 직업관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세상이 달라지는 상황에서 당연하다.
그에 잘 적응하여 즐기면 생존이고, 적응하지 못하고 괴로우면 도태다.
선생님 그림자도 안 밟는다는 속설은 숙명적이라던 교직도 하나의 직업으로 되고, 자타가 공인하는 엘리트 그룹이자 이너 써클이던 고시(考試) 출신이나 박사 학위자도 소리만 요란했지 별 것 아니라는 의약계의 시선이고, 특출한 사람들이나 가던 외국 유학은 돈만 있으면 누구라도 갈 정도로 평준화됐다고 자가 진단하는 유학파의 한숨이고, 펜치 들고 뛰어다니던 하위직 노동자는 꼬부랑 할아버지가 돼도 오라는 곳이 있어 조건을 따지며 배를 내밀지만 펜대만 굴리며 잘 나가던 공직자들은 전관예우 기간이 끝나면 아무것도 달라고 안 할 테니 불러만 달라면서 고개를 숙여도 외명당하고, 돈이면 다 되는 줄 아느냐며 졸부들을 혐오하면서도 근사하게 한 턱 쏘면 잘 먹었다 감사 인사를 하고, 일당 십만 원이고 십 오만 원이고 3D에는 일없으니 동남아 산업인력을 부르라고 볼멘소리가 나오고, 부동산이고 증권 비트 콘이고 한 방이면 끝나는 돈 놓고 돈 먹기의 묘미가 있었는데 요즈음은 왜 그렇게 빈틈이 없는 것인지 재미 하나도 없다는 쌍방울과 독립문 가의 적반하장식 투정도 나온다.
조공 대란이란다.
미래 성장 불확실하지만 대규모 투자고 이루어지고 있는 반도체 단지인 평택과 청주에서 일고 있단다.
조공이 무엇인가.
명나라, 청나라, 원나라에 받치던 조공(朝貢)이 아니다.
조각하는 사람이라는 조공(彫工)도 아니다.
조선시대 관리라는 의미의 조공(朝公)도 아니다.
숙련공이나 기능공을 돕는 조공(助工)을 뜻한다.
삼천포 현장에서 이 소장님이 큰소리로 용팔이라고 부르던 용역사의 일용직 근로자나 인력 센터에서 선택을 기다리는 일당 일자리를 구하는 근로자를 말하는 것이다.
언론에서 문제를 제기했다면 많이 진척되었다는 것이다.
어느 측에서든 문제가 좀 더 커지기 전에 화두를 던지고 해결책이 나았더라면 지금처럼 악화하진 않았을 텐데 다들 함께 반성할 일이다.
조공 문제는 거기만이 아니다.
다른 곳도 비슷한데 그곳이 좀 심하다는 이야기다.
농어촌, 괴수 농가, 축산 농가, 특용작물 농가, 출어와 양식장, 중소기업, 소상공업, 농공단지, 유통업계......, 사람 좀 구해달라는 곳이 널려있다.
우리나라 도련님들은 뭔가 안 맞아 노땡큐고, 외국인 근로자도 코로나를 비롯한 제약 조건 때문에 메리트가 줄어든 한국 노동 현장에 선뜻 응하지를 않는단다.
구조적인 문제다.
조공 대란은 구직과 구인 관계에서 발생하는 만만치 않은 파생물이다.
잘 조정하면 구직과 구인의 갭이 일정 해소가 될 것 같은데 너무 쉽게만 해결하려는 데서 나타나는 오류와 실수가 아닌가 한다.
고진감래의 맘으로 함께 극복하면 되니 너무 상심한 것은 아니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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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