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수우미양가

Aphraates 2023. 2. 1. 05:23

세상은 정교하다.

그냥 저절로 흘러가는 것 같아도, 쉬운 것 같아도 그게 아니다.

일정한 방향이 있고, 그만한 노력과 대가에 따라 달라진다.

세상은 평범하면서도 범상치 않기도 하다.

물은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는데도 올바르게 공을 들여야 한다.

주먹구구식으로, 대충대충, 얼렁뚱땅, 쉽게 쉽게 막연하게는 곤란하다.

 

요즈음 흘러가는 스코프를 보고 접하면서 절실하게 느낀다.

산전수전 다 겪고 세상을 관조해야 할 이 나이인데도 나는 한없이 부족하고, 배우고 알아야 할 것이 많고, 단점을 고치고 개선해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을 낮은 자세로 반성한다.

어떠한 경우일지라도 긍정적이고 미래 지향적으로 나간다고 생각하며 성실하게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신조로 임하는 것이 부끄럽다.

그것은 겸손이 아니다.

원래부터 낮은 상태인 한계를 체감하는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실망적이라기보다는 희망적이라는 것이다.

더욱더 정진해야지 안 그러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어려울 거라고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 그를 말해준다.

 

이 보게나, 이 바닥에서 평생인데 이게 뭔가.

그 사람 참, 그 바닥에서 얼마인데 그게 뭔가.

저 양반, 저 바닥에서 알아주는데 저게 뭔가.

 

심판의 어려움은 여전한 것 같다.

평가는 필요악이다.

평가받거나 평가하면서 또, 그런 경우에 처한 경우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들곤 한다.

판정의 결과가 어떤지는 다음 문제다.

세상은 참 기쁘고도 서글픈 야누스의 두 얼굴이라는 것을 느낀다.

평가자나 피평가자나 평가의 고통이 적었으면 한다.

수우미양가(秀優美良可)의 평가는 못난 사람은 없다는 뜻이란다.

조선시대에는 순()/()/()/()/(), 대통(大通)/()/약통(略通)/조통(粗通)/불통(不通), 통약투조불(通略鬪粗不) 등으로 평가했단다.

대학()에서는 abcdf로 학점을 준다.

우열(優劣)이나 적부(適否)를 가리는 것이 불가피하다면 좀 더 유연한 방법이 없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올려다볼 것이 많은 9급 면서기나 내려다볼 것이 많은 1급의 몇 단계 위인 무제한급 대통령이나 평가를 피하진 못한다.

날이 바뀌고, 달이 바뀌고, 해가 바뀌어도 평가는 일상화돼 있다.

그게 괴로운 시련인지 아니면, 행복한 고민인지 자문자답이 안 될 수가 있을 텐데 그때는 부채 도사한테 가 운하는 대로 좋은 점괘를 받아오는 것도 위로받는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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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