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기사야, 기사야

Aphraates 2023. 6. 25. 07:01

앙꼬 없는 찐빵이 더 맛있을 수도 있다는 세상이다.

그만큼 소비자 기호도 변하고, 빵 제품도 다양화됐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옛날 왕만두와 찐빵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이 가득한 세대들에게는 잘 안 맞는 이야기다.

빵집 앞을 지나면서 유리창 진열대에 놓인 어른 주먹보다도 큰 만두와 찐빵을 보면 침이 꼴깍꼴깍 넘어갔지만 엄두도 못 내고 방학 때 집에 가면 갓난 엄니가 만들어주시던 강낭콩이 들어가는 개떡에 배불러야 했던 시절을 생각하면 의리 측면에서라도 흔하디흔해진 만두와 찐빵을 가볍게 볼 수가 없다.

 

오늘은 6.25.

1950년도에 발발한 전쟁이니 73주년(2023-1950=73)이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서운타.

그리고 죄송타.

새벽에 포탈(Portal, 인터넷 사이트)을 열어보니 6.25 기사는 한 개도 안 보였다.

어제나 내일이라면 몰라도 당일인 오늘은 웬만큼 기사가 나와 줘야 맞는데 왜 그렇게 외면당한 것인지 놀라울 장도다.

그렇게 국가안보와 전쟁방지를 외치면서도 정작 그 날인 오늘엔 왜 한 마디도 없는 것인지 야속하다.

전쟁 세대이자 반공 세대로서가 아니라 기울어가는 세대로서 이거는 아닌데 하고 탄식해보건만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소경 3년의 시집살이 아낙처럼 나 보기 역겨워 가실 때에는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의 소월의 진달래꽃 시구가 먼저 들어온다.

 

기사야, 기사야.

좀 나와 줘라.

특종은 언감생심일 것이고, 1단도 과하다고 할 테니 제발 지면 귀퉁이 3단 기사로라도 나와 줘라.

현재는 과거의 연장선상이자 미래의 시작이라고 했는데 그렇게 과거를 잊어버리고 모른다고 하면 오늘은 우리는 무엇이란 말이냐.

-우의 전쟁이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전쟁과 분단과 갈등을 해소하고 하나로 되는 문제가 더 심각한데 왜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무사태평 행세를 하는 것인지 반성도 좀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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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U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