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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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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그 분이 가신다

by Aphraates 2014. 2. 9.

 

저기  그 분이 가신다.

가끔 뵙는 분이니 향촌 동네 분인 것 같다.

거동을 못 하시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전거를 타시고 가벼운 과속 방지턱도 넘기 어려우시어 내리시어 걸어가신다.

적어도 팔십은 넘은 분이시다.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혹독하게 추운 날 외출하고 돌아오다가 보도볼록 경계석에 앉으시어 빵을 드시고 계시어 깜짝 놀랐다.

얼른 다가가서 "할아버지, 추운데 여기서 이렇게 드셔도 괜찮으세요?  제가 모셔다 드릴까요 아니면, 따뜻한 물이라도 갖다 드릴까요?"  라고 여쭸다.

그러자 할아버지께서는 빙그레 웃으시고 손을 내 저으시면서 일어서시어 윗쪽으로 가셨다.

 

그러시던 할아버지께서 또 어디를 다녀오시는지 저기 가신다.

건강하시니까 다니시는 것이니 다행이지만 저러시다가 고풀이라도 드시며 큰일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