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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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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거 같아도 똘똘한 거야 멍청한 거 같아도 똘똘하다.키우지 못한 것은 실패이지만 안 당한 것도 성공이다.스릴 만점이 좋긴 하나 가슴 철렁거리는 짓을 안 한 것만도 장수 비결이다.투자와 투기의 보편적인 흥망성쇠 계산서를 보고 하는 얘기다.뭐 의도된 바는 아니고 무심하게 살다보니 속 편한 사람이 됐다. 이는 파라독스 역설이다.투자 개념이 없는 미당 선생의 자화자찬이자 자아도취다.누군가의 눈에는 여전히 멍청이로 보일 수도 있다.얼마인지, 어디에 있는지 자세히 모르나 쬐끔인 것은 확실한 은퇴 자금을 10년이 훌쩍 넘게 방치하고 있는 5무 수준의 사람이 할 얘기는 아니지만 일면 고개가 끄떡여지는 측면이 없지 않다.재개발로 두둑한 보상을 받아 다른 곳에 가서 뭘 하다가 다시 찾아 돌아와보니 예전만한 오두막집도 못 사게 됐다며 탄식하던 상계.. 2026. 8. 30.
나, 돈 없어 '라우드 버짓팅(loud budgeting·시끄러운 예산관리)'이 확산 추세란다.무슨 말인 지 감도 안 잡혔다.널리 퍼지고 있다는 데 모르고 왕따당한 것 같이 기분이 언짢다.뭔지 자세히 들여다봤다.그러자 “아하, 그거구나” 하는 소리가 나왔다.돈 쓰고 안 쓰고 하는 이야기인데 새로운 방식이었다. 젊은 층 위주로 널리 퍼지는가보다.예전과는 사뭇 다른 수입과 지출 패턴이다.하기사 라떼 꼰대 세상에도 없으면 안 쓰면 된다는 말과 사흘 굶어 도둑질 안 하는 사람 없다는 말과 외상이라면 소도 잡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긴 했다.그러나 신세대 사고와 행동이 쿨하게 느껴지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씁쓸하다.저축, 가계부, 예산 절벽같은 단어들이 떠오른다.독자적으로 집을 사기도 어렵지만 행여 돈에 여유가 있더라도 집보다는 자동.. 2026. 8. 30.
까치내 까치내.순수한 우리 말이고 한자로 표기하면 지천(支川?)이다.우리 미당 선생 고향(충남 청양군 장평면 미당리) 이웃 적곡리를 지나면 맞닥트리는 동네인 장평면 지천리를 지나는 냇물이다.청양군 대치면 상갑리에서 발원하여 청양을 지나 칠갑산을 끼고 돌아 부여 백마강으로 흘러가는 냇물로서 하류 지역은 강물이라고 해도 될 만큼 큰 대천(大川)이다.수량이 많기도 하고 물고기도 엄청나게 많았다.청정지역 물이라서 천렵할 때 그 물로 그대로 밥을 하거나 찌개를 끓여 먹었다.지금은 곳곳에 작은 보를 만들어 물을 끌어다 쓰는 바람에 그 물이 많던 까치내는 물흐르는 것이 안 보일 정도이고, 물이 있다고 하여도 장딴지 위로 올라갈 정도로 물이 있는 곳이 드물다.살아 움직이던 까치내가 죽은 까치내로 피골이 상접한 앙상한 모습만 .. 2026. 8. 29.
또, 너냐 또, 너냐."배신" 말이다.보고 듣기 거북하다. 누가 누구한테 할 말인가.나는 아닌데 남들은 그렇다는 투다.점입가경이다. 지금 돌아가는 형국이 어떤가.칼자루를 쥔 측이나 칼날을 잡은 측이나 배신 경험과 노하우가 있잖은가.그런데 아픈 구석을 서로 스스럼없이 찔러대다니 공방이 아니라 공멸의 전조다.어차피 여러 법과 도의에 어긋난 걸 속죄하는 의미에서라도 잊을만하면 끄집어내 사람 속을 뒤집어놓는 누워서 침뱉기, 뭐 뭍은 개가 겨뭍은 개 나무라기, 편가르기, 이념과 노선 투쟁......, 이런 자해행위는 그만뒀으면 좋겠다. 누가 누구한테 하는 말인가.그런 걱정에 자유로울 사람은 없다.경중이 다를 뿐이다.알아들을만한 사람,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 알아듣고도 침묵하는 사람, 관망하며 고개를 돌리는 사람 등 좌와.. 2026. 8. 29.
밥먹듯이 하던 일인데 밥 먹듯이 하던 일이다.그런데 머리가 잘 안 돌아가고, 손발이 잘 움직여진다.원초적인 부적격이라 하고 싶진 않고 후천적으로 얼마든지 보전이 가능한 역량 저하라 변명하고 싶다.그래도 해야 할 일이기에 성실과 근면과 노력과 인내력을 갖고 버틴다하지만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혹자는 그 정도면 준수하다고 한다.아직은 머리가 샤프하게 돌아가고, 행동이 민첩하다고 한다.고맙지만 노땡큐다.자가 진단을 해 볼 때 그런 것은 격려이자 위로이지 정담은 아니라는 판단이다.물론 뭐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고 버벅거리며 고집만 세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냐는 손가락질을 받아 사람이 그럴 수도 있는 것인 데다가 뭔가는 잘하는 게 있는 게 아니겠느냐는 동정심으로 버티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것과 비교되는 것은 서글픈 .. 2026. 8. 28.
사양 변전소 1980년 서울의 봄 무렵이니 근 반세기 전이다.호랑이 담배를 피우던 라떼 꼰대 시절이다.참 오랜 세월이다.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 없네......, 이 시조가 미안하리만큼 숙연해진다.다사다난한 세월이 유수와 같이 흘러가 버렸다.어찌 살아왔는지도 잘 모르겠다.정신없이 바쁘게 달려오다가 뒤를 돌아보니 회한이 깊어진다.그게 전부가 아닌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가버린 세월이다.되돌릴 수 없다.아쉬움이 있더라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켜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그때 그 시절의 산천과 인걸은 의구한지 어떤지 알지도 못 한 채 무심하게 지내온 세월에 대한 반성부터 해야 할 거 같다. 멀어진 얼굴들, 그립고 그리운 얼굴들이다.모시던 안(安) 계장님은 민주화 시대가 열리기 전에 벌써 가셨고, 변전소 잔디밭에.. 2026. 8.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