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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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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무 오래 살았다 내가 너무 오래 살았다옛 어른들이 집안에 우환이 있거나 험한 꼴을 당하면 나오던 탄식이다.그런데 그게 옛날이야기만은 아닌가보다.현대 판도 변함이 없다.과거와 현대가 닮은꼴이다. 그제 소맥폭탄부대 작전을 나가다가 시간이 좀 남아 생중계되는 모모네 동네 모습을 잠시 봤다.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말이 와 닿았다.내가 너무......, 내가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이런 수난을 당해야 하는 것인지 조상님들께 죄송스럽고, 가족들한테 미안하다.그런 말을 실감하고, 이런 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울그락 불그락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극한 공방이었다.서로가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그런다는 데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불편하게 바라만 봐야 했다.사생결단의 결연한 공방에 대해 진위를 가리거나, 누구 편을 들 처지.. 2024. 11. 3.
공짜로 주는 것도 아닌데 주민등록 등본을 떼려고 단지 후문 쪽에 있는 이마트에 설치된 민원서류 무인발기로 향했다.그런데 사람과 차들이 엄청나게 많았다.토요일과 일요일은 지척에 있는 갤러리아 백화점과 함께 교통 폭증을 유발시켜 혼잡하긴 하지만 이렇지 않았는데 이상했다.4거리를 건너려고 보니 사람들이 둔지 변전소 앞까지 줄 서 있고, 차량 안내원들은 주차장은 만차로 들어갈 수 없으니 다른 곳을 이용하시던가 좀 늦춰 오시라고 소리를 지르고 다녔다.무슨 일인지 궁금했다.옆 출입구 쪽에 있는 무인 발급기로 가려고 하였더니 문은 닫혀있고 철제 셔터가 내려져 있었다.사람들 줄이 있는 것을 보면 폐장한 것은 아닌 것 같은데 별 일이어서 궁금증이 더 했다.정문 앞으로 갔더니 역시 문이 닫히고 철제 셔터가 내려져 있었다.내신 옆 쪽문으로 사람들이.. 2024. 11. 2.
어떻게 그리도 광을 잘 내던지 신고 다니는 신이라면 가죽 구두가 대세였다.희거나 검은 고무신을 싣고 다니는 괴짜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구두를 신고 출근하였다.정장을 할 때는 물론이고 캐주얼일 때도 신은 구두였다.가끔 캐주얼화나 운동화를 신긴 했는데 신선하다기보다는 어딘지 모르게 불편하고 격이 떨어져 보였다.수제화를 만드는 구둣방과 구두를 수선하는 노점 구두 수선방도 많았다.국산 유명 브랜드도 있었다.목 좋은 곳에는 브랜드 구두 가게가 자리 잡곤 했다.비교적 투박하고 묵직한 스타일의 K제화와 날렵하고 가벼운 E제화와 쌍벽을 이루었다.구두 색상은 주로 검정색이었으나 황색, 미색, 백색도 있었다. 구두는 대개가 반들반들했다.영구 신사들은 말할 것도 없고 보통 사람들도 구두는 깨끗했다.멋쟁이는 그 사람의 구두와 머리를 보면 안다고 했다.극성.. 2024. 11. 2.
말이 통한다 말이 통한다.공감한다는 것이다.소통이 된다는 것이다.이해관계가 있든 없든 사람이 서로 말이 통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살 맛 나는 세상인 것이다.사람이 사람에 처하면서 도무지 말이 안 통한다며 너와 얘기하느니 차라리 벽을 보고 얘기하는 게 낫다며 이런 우이독경(牛耳讀經)도 없다고 한다면 살 맛 안 나는 일이다. 말이 통한다는 것은 일심동체인 것이다.오감(五感)이 통하고 생각과 행동이 같은 동행(同行)의 길이란 것이다.아주 바람직스러운 일이다.그게 백프로 싱크로(Synchro, 동조)를 이룬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그러나 그렇게 되기는 불가능한 일이므로 그에 가깝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정성을 기울이면 될 것이다. 말이 통하는 것은 친소관계를 떠나 보통사람이라면 그게 일상적이고 정상적이다.말을 통하게.. 2024. 11. 1.
그래도 그래도 들어봐야지.그게 세상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지금 상황이 잊혀진 계절의 시월의 마직막 밤을 들으며 감상에 젖고 추억을 떠올릴 때가 아닌 것은 알지만 예전같지 않은 세상에 예전같지 않은 이용 가수를 생각해서라도 또, 작으나마 세상의 빛과 소금을 지향해서라도 원곡으로 들어봐야겠다.  https://youtu.be/1kW5xivqrHI?si=Poc5JYhTS2qmge_L이용/잊혀진 계절(가사 자막) , 1982년, 다음 2024. 10. 31.
자끼장 자기짱이 휑하다.일정도, 업무도 채울 게 별로 없다.다음 현장을 기다리며 휴식과 준비를 하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자끼장은 옛날 말이다.자료를 검색해보니 경상도 사투리라고 돼 있다.공책, 짓기장, 잡기장, 필기장, 노트라고도 했다.오늘 날의 노트북(Note Book)나 태블릿 피시(Tablet PC)로 보면 될 거다. 미당 선생은 해마다 두 권의 자끼장을 쓴다.엄밀히 말하면 백지 자끼장은 아니다.가톨릭 전례력(典禮曆)과 음양의 연력(年歷)이 있는 일기장 다이어리다.가톨릭 신문사에서 연말이 되기 전인 11월쯤에 구독자에게 보내주는 다이어리이고, 전기인기술협회에서 연초에 회원에게 배부하는 업무 수첩이다.둘을 동시에 쓰진 않는다.기록할 양이 많을 때만 둘을 병행해서 쓴다.주로 1월1일부터 사용할 수 있게.. 2024. 1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