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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중고신입, 때 묻은 중고품이 좋아요

by Aphraates 2025. 6. 25.

때 묻은 중고품이 좋단다.

시대 흐름에 안 맞는 것 같다.

엔시어티(Ancient, 과거의/고대의)로 엔틱(Antique, 골동품/고풍)을 선호한다는 것인가.

코가 찡긋한 것을 넘어 머리가 좀 띵할지라도 상큼한 냄새가 풍기는 신품이 좋지 퀘퀘한 냄새나는 중고가 좋다니 이상하다.

그러는 댁은 혹시 유물을 발굴하는 고고학자(考古學者) 아니면, 옛 것을 찾아 헤매는 골동품 수집가인가.

참 별 일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 것이 나오고, 삼 년이 멀다 하고 신제품이 쏟아지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시대로 돌아가려는 것은 아닐 텐데 그런 일이 벌어진다.

 

사돈 남 말한다.

적반하장(賊反荷杖)에 주객전도(主客顚倒)에 아전인수(我田引水)에 아가사창(我歌査唱) 격이다.

남의 흉이 하나라면 내 흉은 열 개라는 것을 잊는 거다.

누가 그렇다는 것인가.

그런 사람이 있다.

향촌의 모모다.

별종이라 할 수 있다.

어찌하다 보니 재개발 단계에 들어갈 정도로 오래된 아파트에 살면서 우리 것은 좋은 것이라고 우긴다.

그런 식의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나 이례적이다.

보통은 아니다.

 

손자병법의 격안관화(隔岸觀火)作壁上觀(작벽상관) ,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기도 한다.

중고품을 선호한다는 것이 채용시장에서도 나왔다.

<상반기 채용시장 어땠을까"중고신입 환영합니다"> 라는 기사다.

역설적인 게 흥미롭다.

직접 체험하는 현실이기도 하다.

안정된 고용 시장을 바라지만 불안정한 것이 현실이다.

 

아침 6시쯤에 집을 나서면서 보면 인력 사무소에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쉼터도 없는 사무실 주변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

서 있거나, 앉아있거나, 서성이거나 한다.

이야기하기도 하고, 전화하기도 하고, 담배를 피우기도 하고, 먼 산을 바라보기도 한다.

대천천 변에 있는 G 인력소개소도 그렇고, 구도심 시장 쪽에 있는 N 인력소개소도 그렇다.

기다리는 사람들은 내국인과 외국인 비율이 엇비슷하다.

그들이 찾는 주요 일터는 지역 경제 발전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는 발전소나 그와 연관된 곳일 거라는 추측이다.

현장에서 문제가 많아 일용 근로자들을 기피하는 경향이지만 그나마도 안 하면 인력수급에 심각한 영향을 받으니 어쩔 수 없다.

어려운 일을 안 해본 고학력의 청춘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치는데 중소기업이나 일선 근로 현장에서는 일할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이상한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게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괴현상(怪現狀)이다.

 

혼돈 속에서 질서를 잡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구조적인 문제로 굳어져 가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된다.

옛것이 소중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새것이 필요한 것인데 너무 한 쪽으로 기울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https://youtu.be/IM5sVAm2jp4?si=CQhkSmtK1mPzLBrK

한경애 - '옛시인의 노래' [콘서트7080, 2005] | Han Gyeong-ae - 'The Song of an Old Poet' , 1981년,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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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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