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니카는 가장 간단하고 작으면서도 정겨운 악기의 하나다.
소싯적에는 하모니카를 흉내 낼 정도로 좀 불기도 했다.
더 나아가서는 잘 부는 친구들이나 형들을 보면 나도 저렇게 한 번 불어봤으면 하는 부러움이 있었으나 충분히 익힐 수 있었는데도 행동에 옮기지 못 하고 끝낸 채로 이르렀다.
중학교(공주) 때는 어디선가 전학 온 아이가 작은 하모니카를 늘 갖고 다니면서 시간만 나면 불곤 했다.
제법 부는 수준이어서 앙코르를 받거나 선생님으로부터 한 번 불어보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는데 공부하는 수준은 하위 그룹이어서 공부는 안 하고 하모니카만 분다고 조롱을 받기도 했다.
대중음악을 하는 관현악단에도 하모니카가 표함 되는지는 모르겠는데 어떤 노래를 들어보면 하모니카 소리가 들리기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하모니카 연주는 아무래도 동요 연주가 제격인 거 같다.
특히 그 중에서도 “고향의 봄”, 오빠 생각“, ”등대지기“ 같은 동요를 들으면 지금은 이승을 떠난 얼굴들과 오랫동안 만나지 못 했던 얼굴들이 떠오르면서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가 그리움의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모든 면에서 상전벽해(桑田碧海)되었거나 진행 중일지라도 가냘프고 아름다운 인연과 추억을 잊을 수는 없는 것인가 보다.
하모니카(Harmonica)는 이름그대로 하모니(Harmony:화음조화)를 잘 이루어야 제 맛이 난다.
다른 악기도 하모니를 잘 이루어야 개별적으로 자신도 살고 전체적으로도 연주가 사는 것인데 하모니카가 남달리 더 하모니를 강요당하는 것은 작은 악기이면서도 화음에서 중대한 역할을 해야 하는 하모니카라는 이름 때문이라는 우스운 가정도 해 본다.
인생이든 세상이든 하모니를 이루어야 한다.
개별적으로는 각기 독특한 특성이 있어 다른 소리를 낼지라도 전체적으로 화합의 고유한 조화를 이루어야지 가치가 상승되고 빛을 더 발하게 되는 것이다.
잘 난 사람은 잘 난대로, 못 난 사람은 못 난대로 다 제멋에 사는 것이라는 말처럼 각 개인의 존엄성은 인정받아야 하는 것이지 어느 특정 세력으로부터 강요받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개인의 무한정적인 자유방임은 금물이다.
악기 소리 하나 하나기 모이고 맞춰져서 훌륭한 교향곡이 연주되듯이 아무리 중요한 포선이냐 출중한 역할을 담당하는 악가일지라도 혼자서는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데는 한계가 잇고, 여럿이 조화롭게 합쳐져야 환상적인 신의 소리가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동체에 서서히 생기가 돌아나는 기운이 역력하다.
전어를 굽는 것은 아니고 원상회복의 길로 들어서는 추세인 것 같은데 집 따넜던 며느리가 제 발로 다시 들어오듯이 발걸음이 뜸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돌아오고 있다는 느낌이다.
좋았든 안 좋았든 지난 얘기는 할 거 없다는 듯이 그저 기분이 좋다는 표정으로 흐뭇해하는 모습이 보기도 좋고 무척이나 희망적이다.
한가위 전의 거리 풍경도 분주하다.
오찬 회동 차 나가다 보니 백화점과 대형 마트 거리도 북새통이었다.
오찬장(午餐場)도 만원사례였다.
아무 일 없는 것처럼 평온했다.
발등에 떨어진 불 격의 산적한 현안 문제들이 즐비하여 걱정스러울 만도 할 텐데 그런 분우기는 좀처럼 찾아볼 수가 없다.
현실에 대하여 자신감이 넘치는 여유만만인 것인지, 뭘 잘 알지 못 하고 오판하는 현실회피인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난국에 대해여 무관심이지, 무능력인지, 무신뢰인지, 포기인도 모르겠다.
가타 부타 말들이 없고, 홍안이거나 창백한 내색을 하지 않는다.
한 쪽에서는 큰일 났다고 발을 동동 구르며 안절부절 하지 못 한다.
다른 한 쪽에서는 그거는 댁들이 책임질 일이니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느긋한 표정들이다.
왜 이렇게 하모니가 안 맞는 것인지 걱정스럽다.
지휘자를 중심으로 하여 수석단원들과 협력하여 단원들 모두가 저마다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며 일심동체가 되어야만 이 하나의 훌륭한 연주가 되는 것인데 녹녹치가 않은 듯 하다.
악기마다 다 제 각각이니 찢어지거나 깨지는 듯한 소리의 소음이 귀를 피곤하게 만드는 것이다.
죽이어도 좋고, 토실토실한 밥이어도 좋다.
보리밥이어도 좋고, 쌀밥이어도 좋다.
찬밥이어도 좋고, 따스한 밥이어도 좋다.
좋고 나쁘고를 논할 게재가 아니라 우선은 차릴 밥상이 중요하다.
그러니 너와 내가 그리고, 그대가 함께 하는 밥상이라면 어느 것도 좋으니 하모니를 이루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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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