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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혈혈단신

by Aphraates 2020. 1. 20.

자수성가한 사람들을 이야기할 때 혈혈단신(孑孑單身)이란 말을 곧잘 인용한다.

그만큼 모진 고생을 했고, 그를 바탕으로 하여 큰사람이 됐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다.

 

대개 그렇게 회자됐다.

하루 한 끼 먹기도 힘들 정도로 뭐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

초근목피는 기본이었다.

하얀 쌀밥을 배터지도록 먹어 보면 여한이 없겠다고 소원을 말했다.

지긋지긋한 가난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한 번 해본 적이 없는 미지의 타향살이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집 떠나면 고생이란 말은 사치였다.

타향살이는 춥고 배고픈 것이 뭔지를 뼈저리게 느끼게 하고도 남았다.

그래도 오로지 길은 하나였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이고, 무슨 수를 쓰던 금의환향하여 사랑하는 부모형제를 기쁘게 해드리는 것이었다.

배운 거 없이, 가진 거 없이, 아는 사람 없이, 누구 도움 없이 사고무친(四顧無親) 타향객지에 가서 목숨 걸고 악착같이 돈을 벌고 그를 길러 그만한 부자가 되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선구자들이다.

그 덕에 잘 사는 우리들이 됐다.

애국자로 존경받아야 하는 사람들이다.

어려운 시절에는 누구나 다 그렇게 살았다고 하지만 피땀어린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또 그 은혜에 감사하고 어떤 식으로든 누군가한테는 보답해야 한다.

 

삼성, 현대, LG, SK와 함께 경영 1세대의 마지막 주자인 롯데의 신() 회장님께서 영면에 들어가셨다.

먼저 고인께 영원한 안식을 주시라고 청한다.

그리고 개인과 기업에 대한 평가가 각기 다르지만 가깝고도 먼 현해탄 너머 낯서른 땅에서 먹을 거 못 먹고, 입을 거 못 입고, 하고 싶은 거 못 하고 이룩한 부가 유가족들에게는 물론이고 우리 모두에게 더욱더 귀중한 자산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비재와 유통과 식품과 레저 분야 위주의 기업으로서 또한, 형제의 난 등으로 인하여 호감도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닌데다가 국적 정체성까지 의심받는 단점의 불리한 여건 하에서도 재벌 5위에 기록되었다는 것은 그만한 장점이 있다는 것도 다시금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에 합당하게 인식될 수 있도록 여러모로 감안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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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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