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는 국군의 날과 개천절과 한글날이 지난 시월 중순 이후에나 반성하는 차원에서 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은데 생각난 김에 한다.
초죽음 상태인지 오래된 문사철(文史哲) 씨가 기사회생하여 힘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다.
말이 거칠다.
말을 잘 사용하지도 못한다.
아웃끼리 이야기하듯이 평범하게 쓰면 될 텐데 뭔가 꿰진 것이 있다 보니 오보하는 것이다.
오남용이 심각하다.
당사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하지만 도리와 이치에 안 맞게 말을 하니 인정이나 공감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언어유희로 변죽만 울린다.
정작 표현하고자 하는 것 어디론가 사라지고 선동과 비방만 무성하다.
O나 X이나 다 국민을 들먹인다.
매국노나 반역자 같은 자들도 애국자를 빙자하며 국민을 들고나온다.
아무나 찬스 운운한다.
자기들 유리한 대로 남용한다.
그럼 선생은 어느 편에 서 있기에 그런 생각을......,
난형난제이니 편 가를 거 없다.
의문의 물음에 답을 하자면 누구처럼 간을 보고 모두 까기를 해야 하는데 스스로 무덤을 팔 일은 아니다.
국군의 날이다.
옛날과 견줘보니 어딘지 모르게 초라한 기분이다.
코로나 영향 탓도 있겠지만 시대 흐름이 그런 것 같다.
누구라도 국가와 국민의 구성원으로서 자기 할 일을 하고 있어서 군이라고 해서 특별 대우를 해 준다는 것도 생색내기에 지나지 않는 것이겠지만 그를 감안하더라도 군의 위상과 기상이 예전 같지 않은 것 같다.
권위주의의 군사 시대를 지나 민주주의의 문민 시대의 정착에 따른 결과이니 그에 합당한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
닭 다리 하나와 건빵 한 봉지던 국군의 날 특식이라던가 특별 휴가(외박/외출)라던가 하는 사기진작책은 필요할 것 같은데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M1이나 카빈총으로 군대 이야기를 하느냐는 핀잔을 듣는 미당 선생으로서는 서글픈 사연이다.
나무에 올라가라 하고는 흔드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군은 원칙과 기본이 그대로 지켜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한다.
물론 원칙과 기본이 통해야 한다는 것은 군만이 아니다.
너무 큰 힘을 가져 말썽이었다거나 너무 힘이 약해 존재 의미가 희미했던 다른 분야를 포함하여 해당 안 되는 곳이 없을 것이다.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듯이 세상은 돌고 도는 것이다.
기회와 노력이 합쳐진 결과일 텐데 앞이 안 보일 거 같던 경기도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었는지 수출도 반등을 시작했단다.
그러니 맘을 순하게 하고, 덕담을 나누었으면 좋겠다.
이런 변화도 희망해본다.
지난 주말에 사량도 여객선 안에서다.
영미계로 보이는 부모, 좀 큰 여자아이, 한두 살 터구리인 듯한 형제가 함께 탔다.
열 살 남짓해 보이는 남자아이 둘이 배 안에서 신나게 놀았다.
의자 아래 바닥에 제들끼리 밀치며 그냥 뒹구는가 하면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환하게 웃는 것이 무척 재미있어하는 모습이었다.
한데 언뜻 봐도 무질서 속에 질서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승선객들이 많지 않았지만 남들한테 지장을 준다거나 위험한 밴 난간에 매달린다거나 하는 등 소란을 피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은 없었다.
제들끼리 노는 것에 몰입한 것처럼 보였다.
옷도 버리고, 작은 생채기도 날 만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그 부모였다.
아빠는 딸 아이는 의자에 앉아서 지나치는 바다 풍경을 바라보며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듯했고, 엄마는 앞 의자 앉아서 한마디도 안 하고 팔짱을 낀 채로 남자아이들만 바라보고 있었다.
엄마가 아이들이 귀찮거나 보기 싫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원래 그런 것 같았다.
바로 저 모습이다.
우리도 저런 식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같았으면 아이들은 옷을 버릴까 봐 조심조심하고, 엄마는 아이들한테 하지 말라고 수십 번도 더 말했을 것이다.
수학 공식과 영어 단에 매인 아이들이 아니라 저렇게 마음껏 뛰놀면서 체력과 정신을 기리고 더불어 사는 데 필요한 지킬 것은 지키는 전인적인 육아와 교육 방식을 보는 것 같아 부러웠다.
3군의 요람인 계룡대 동학사 길을 넘으면서 오늘이 추석이자 국군의 날이라는 것이 다시 생각났다.
그리고 우리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는 교육이라는 교육계인 사의 말에 그거는 댁의 처지에서 그렇고 중요하지 않은 것이 어디 있느냐고 반박하던 것과 뒹굴고 땀 흘리던 노랑머리 아이들 모습이 중첩되었다.
혼란스러운 것은 아니나 쓸쓸하다.
그런데 오늘에 왜 그런 생각들이 드는 것인지 역시 술 한 잔 안 하고 조용히 머무는 시간에 아쉬움이 남는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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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