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을씨년스럽다.
며칠 전에는 이른 여름이 왔다고 성화였다.
반팔 행진하다 훌러덩 벗어버리기도 했다.
오늘은 정반대다.
투박한 옷을 입고서도 날씨가 이상하다면서 몸을 움츠린다.
어떤 기온이 정상인지 모르겠다.
며칠 전은 예년보다 10℃ 이상 오른 30℃ 내외의 고온 현상이라고 했다.
오늘은 그 정도 비스름하게 온도가 내려가 20℃ 언저리이다.
어떤 온도가 고온인지, 정상인지, 저온인지 가늠이 안 된다.
어쨌거나 기온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반갑지도 않다.
완만하게 올라가고 내려가야지 돈벼락 맞은 것처럼 반짝했다가 물벼락을 맞는 것은 싫다.
날씨가 도전하면 사람이 응전하는 것은 당연하다.
냉온방기 가동하기 애매한 시점이다.
그래서 환절기 비상용으로 책상 옆에 선풍기와 히터를 비치해놨는데 그 중에서 히터를 켰다.
아침 출근해서는 좀 추운 끼가 있어서 그랬고, 낮에 보슬비 맞으며 현장에 다녀와서는 한기가 돌아서 그랬다.
이런 날이 자칫 잘못하면 감기 들기 십상이다.
조심해야 한다.
가뜩이나 코로나 때문에 골골하는데 감기마저 들면 어렵다.
둘이 선두 다툼을 하면 뭐가 우선인지 교통정리해 주는 수고가 필요할 테니 하나라도 제대로 제압해서 만수무강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겠다.
잠시 노래도 들었다.
나(羅) 가수의 돌담길 돌아서면 또 한 번 보고......,(197X)
윤(尹) 가수의 갈 테면 가지 왜 돌아보오.....,(198X년) 이다.
노래와 연결시킬만한 기구한 사연은 없지만 뭔가는 이어질 것 같은 생각에 소싯적 애잔하게 듣던 노래인데 요즈음도 가끔 듣는다.
애잔한 노래이지만 그리움이 일거나 오늘 같은 우중충한 날에 그 노래를 들으면 맘이 편안해진다.
그 노래를 찾은 데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현장을 돌아오면서 메모해서 갖고 간 필수적으로 암기해야 할 문제를 큰 소리로 외웠는데 사무실에 돌아와 다시 기억하니 가물가물한 것이 그 두 노래의 노랫말이 생각났다.
미련두지 말고 갈 테면 가지 왜 돌아보느냐고 약 올리는 것도 같아 화가 치밀기도 했다.
하지만 화낼 일은 아니다.
거기까지가 한계이고, 이 상황에서 그 정도도 감지덕지로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닌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니 화가 바로 누그러졌다.
족제비도 양심이 있다거나 벼룩도 낯짝이 있다는 것까지 비약할 것은 아니나 녹녹치 않은 상황에서 보고 또 돌아보고 하는 것이 가당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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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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