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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갈마, 葛馬

by Aphraates 2021. 6. 6.

갈마 성당 30주년 기념사업이 종료된다.

오늘 자축의 추진위원회 해단식이 예정돼 있다.

 

유종의 미를 거뒀다.

우선 당신께 감사드린다.

어느 날 갑자기 돌출한 코로나라 복병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다.

당신께서 이끄시는 대로 잘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어서 반갑고 고맙다.

지난 3년여 동안 신부님과 수녀님을 비롯하여 교우 여러분들께서 많은 관심과 격려로 함께 해 주셨음에 감사드린다.

특히 추진위원회가 발족하자마자 위원장이 삼천포로 가게 되어 여러 가지 제약이 있었으나 그에 연연치 않고 각 분야별로 열과 성을 다해주신 상임위원님들과 추진위원님들께 즐겁고 행복했다는 인사를 올린다.

 

작은 단락은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끝이 아니다.

끝난 게 끝난 것이 아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길이고, 축복의 길이다.

함께 축하하면서 동행해야 하는 길이다.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운명적인 길이다.

 

우리는 갈마 즉, 목마른 말이다.

물을 먹어도 먹어도 목이 마르다.

목을 축여야 먼 길을 갈 수 있다.

갈증이 나면 해소하는 게 당연하다.

물을 참거나 거부하면 탈수상태가 되어 졸도하고 만다.

 

갈마, 다음

30주년 기쁨의 열기를 죽이어가야겠다.

우리 갈마는 앞으로도 지속해서 물을 찾아 먼 길을 오가는 환희와 고통과 영광의 길을 가야겠다.

소박하면서도 알뜰하게 진행된 기념사업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그를 바탕으로 하여 공동체의 발전과 복음화를 진취적으로 실천하는 길을 가야겠다.

 

환마는 싫다.

목이 마른 갈마면 물을 찾아야 마땅하다.

말을 갈아탄다거나 아득한 하늘을 바라보고 물을 달라할 수는 없다.

나쁜 전례와 안 좋은 선례는 노땡큐다.

가다가 아니 되면 말을 갈아타는 버릇은 못된 버릇이다.

말을 갈아타면서 이상한 논리로 정당성을 내세우지만 결국 자신들을 위한 변명에 불과한 사람들과 풍조가 조금 있긴 하나 그러면 아니 된다.

길이 아니면 가지 말아야 한다.

신망애 삼덕을 기리는 처지에서 일부 일그러진 흐름에 따라 정체성이 모호하게 되면 다른 거 아무리 잘해도 부질없는 것이 되고 만다.

어린아이처럼 되지 않으면 천국의 문을 두드릴 수 없다는 말씀이 무색하게 되고,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고 하는 뜨거운 목욕탕 속 아이의 외침처럼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은 다 당신의 축복이다.

다시 한번 함께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면서 은총이 충만케 해주시라고 청한다.

아울러 오늘 현충일을 맞이하여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헌신하신 순국선열과 호국 영령들에게 또한, 갓난 엄니를 비롯하여 먼저 가신 모든 분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시라고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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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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