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말로 예정됐던 준공 일정이 갑자기 흔들리고 있다.
조만간에 결정이 난다고 하는데 어떤 결정이 날지 기다려진다.
돌아가는 상황을 볼 때 좀 더 지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본다.
준공 일정의 결정은 고차원의 정책적인 문제다.
어느 한쪽의 희망이나 거부로 판가름 날 일이 아니다.
여러 곳이 관계된 복합적인 문제다.
미당 선생을 비롯한 많은 관계자의 처신은 그 결정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수동적인 입장이다.
결정을 따라야 하는 상황에서 뭐라 할 말은 없다.
다만 맘에 싹 드는 것은 아니다.
8월을 목표로 하여 서서히 준비하던 과정이 딱 멈춰져 좀 당황스럽다.
주변에서도 격려해주신다.
공정이 너무 늘어졌다면서 빨리 끝나고 올라가셔야 할 텐데 또다시 늘어질 것 같으니 어쩌냐는 것이다.
미당 선생은 어떤 결정이 나도 따르면 된다는 생각이다.
이 년 넘게 있다 보니 좀 지루한 감이 없지 않다.
이래서 순환보직이 필요한가 보다 하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는 배부르고 행복한 고민이 아닐 수가 없다.
어떤 결정이든 잘 받들어야 할 일이다.
할 일이 있어 좋고, 사는 곳이 제2의 고향이라 넓게 보는 여유도 유지해야 할 것이다.
뭘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으냐며 비교할 것은 아니고 주어진 여건과 조건에 따라 책무에 최선을 다하는 성실을 보장해야 할 것이다.
걱정의 소리는 또 있다.
어느 분은 현재의 처우가 어떠냐고 묻는다.
불만이 없느냐는 식으로 묻는 것이다.
담당 업무, 현재 위상, 보수, 장래 예측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다.
그에 대해서도 정해진 룰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 기본 마인드다.
포용적이고 여유롭게 생각하고 싶다.
손이 작아서 못 받는 것이 아니다.
지금보다 많이 주면 나쁘다고 말할 사람 하나 없을 것이다.
말 타면 종 부리고 싶은 것이 사람이라 했다.
좀 더 좋은 환경에서 보다 더 편안하게 근무라고 해서 마다할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하나 그것은 자기 분수를 모르는 과욕이다.
부족한 사람의 오만이다.
제도와 능력에 따라 해줄 만큼 해주고 받을 만큼 받는 것일 텐데 처우가 만족스러우냐, 적절하냐, 부족하냐 하고 따지는 것은 도리가 아닐 것이다.
그런 자세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너무 구태답지 않으냐고 할지 모르지만 이해득실에 너무 민감한 것은 내 밥 내 가 찾아 먹는 것이 아니라 굴러들어오는 복도 발로 차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다 그렇게 주어진 대로 사는 거다.
가능하면 좀 더 나아지는 방향으로, 리스크가 적어지는 방향으로 살고 싶지만 고분고분 따라주는 것이 아니니 있는 대로 사는 거다.
때로는 나는 행복하다고 외칠 수도 있다.
때로는 울고 싶다 절규할 수도 있다.
그 모두는 다 거부할 수 없는 자기의 숙명이다.
잘 받아들이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고, 잘못 받아들이면 설상가상이 될 수도 있다.
다른 누구의 몫이 아니라 내 몫이다.
내 몫까지 살아 달라고 애원하는 것은 종식되어야 할 자포자기이지 결코 동정 받아야 할 연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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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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