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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매듭 짓고, 풀고

by Aphraates 2021. 8. 10.

한때는 서슬이 시퍼랬다.

나는 새도 떨어트린다고 했다.

그러나 세월 앞에 장사 없다.

언제부터는 짚 한 단 들기도 힘들다.

 

이승만-장면-윤보선-박정희-최규화-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로 이어지는 우리의 근대사는 파란만장했다.

후유증과 아픔이 아직도 진행 중이다.

역사의 단절은 불가능한 것이다.

 

가족과 측근들은 어떤지 모르겠다.

그러나 신출내기 뻗치기 기자들조차도 OOO씨라 안 하고 OOO이라고 맨 이름을 부른다.

욕을 얻어먹으면 오래 산다는 농담도 약발이 안 먹힐 때가 된 것이다.

 

연희동, 다음

인생무상이다.

권력무상이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저 어른 아직도 저러시니 큰일이다.

구국의 결단이었는지 불순한 의도였는지는 나중에 역사의 판단에 맡기더라도 영욕의 세월이 정리되었으면 한다.

사려분별은 고사하고 거동도 불편해 보인다.

끝난 것은 빨리 매듭을 짓고, 맺힌 것은 빨리 풀고 했으면 좋겠다.

법정으로 나서는 핼쑥한 모습을 보니 언뜻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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