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비서에서 메시지가 왔다.
귀하께서는 이번 국민지원금 대상이 아니니 이의 사항 있으면 어디 어디에 문의하라는 것이었다.
은근히 기대조차도 안 했는데 아예 단념하라고 못을 박아주는 것이지만 별다른 생각이 안 들었다.
지원금 때문에 여기저기서 옥신각신이다.
지원 대상이냐 아니냐를 놓고 커트라인에 걸린 당사자들이 이의 신청이나 문의가 폭주한단다.
눈에 보이는 현찰이 왔다 갔다 하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너무 관심을 가질 것은 아닌 것 같다.
나는 그런 정도로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지원 대상이 아니냐며 역차별을 항의하는 민원도 많다는데 너무 세게 나올 것도 아닌 것 같다.
정해진 대로 받을 사람은 받고 안 받을 사람은 안 받으면 되는 것이다.
아무리 세심하게 준비하고 처리한다 해도 약간의 착오와 맹점과 누수는 있는 것인데 그를 두고 탁상행정이니 편의 행정이니 하면서 불만을 토로할 것도 아닌 것 같다.
구제나 제한 절차에 따라 조용히 처리하면 되는 것이다.
나는 죽어도 그를 받아야겠다고 당차게 나오는 별로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닌 것 같다.
은근히 기대했는데 박살 난 것은 따로 있다.
낙동강 오리알이 된 것이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지난번보다는 성실하게 임했으니 이번에는 합격할 것 같아 가벼운 미소의 연발이었는데 처참한 결과로 나타났다.
끔도 야무지다고 꾸짖기라도 하듯이 형편없이 낙방하고 보니 입이 일그러질 정도여서 표정 관리하기가 힘들다.
수험생보다 더 아쉬워하는 옆지기를 생각하여 다음에 하면 되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태연한 척하였지만 속은 그게 아니었다.
카운터 펀치를 맞은 어제 아침부터 오늘 새벽까지 뭔가 무거운 쇳덩어리를 발에 달아맨 것처럼 무거웠다.
충격의 하루였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부정적이고 불편한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는 없는 것이다.
새벽 기도와 묵상 후에 무엇이 문제였는지 조목조목 들여다봤다.
크고 작은 요인들이 보였지만 그게 본질적인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과 함께 아무래도 실력 부족이니 더 연마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리고 좀 더 숙고하고 불리한 여건들이 없지 않지만 그를 핑계로 가던 길을 바꾸거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각오가 새로워졌다.
의지의 한국인으로 성취감에 젖어 용기를 잃지 않는다거나, 안 되는 것을 주제 파악 못 하고 객기를 부린다거나, 사나이 칼을 뽑았으면 호박이라도 베야지 그냥 집어넣으면 안 된다거나, 똘똘한 놈 하나 갖고 있으면 됐지 욕심이 족제비라거나 하는 자아 비판적으로 비약할 것은 아니나 그런 기류까지 잃어서는 아니 된다는 다짐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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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