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있으면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재발 방지되고 개선될 것이다.
당연한 말이다.
그대로 실천하면 된다.
그러나 그리 간단치가 않다.
누구에게는 가십거리 정도의 가벼운 문제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생사기로의 중차대한 문제일 수도 있다.
문제도 문제 나름이어서 다 같을 순 없다.
너무 나가는 것은 안 좋다.
극히 일부이거나 크다 할 수 없는 작은 문제를 큰 문제로 둔갑시켜 침소봉대하고 악의적으로 비난하거나 희화화하는 것은 어느 모로 보나 도움이 안 된다.
또 등장했다.
군 급식 문제가 불거졌다.
고려말 무신의 난이나 조선 대원군 시대의 임오군란 그 훨씬 이전부터 문제가 됐던 것이다.
답을 내고 개선을 하고 또 해왔다.
그런데도 삐져나오는 문제다.
앞으로는 없으리라고 장담할 수도 없는 문제다.
불만과 불신을 기저에 깔고 가야 할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다.
민감한 문제다.
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른 모습으로 불거질 수밖에 없는 것이 군대 급식이 아닌가 한다.
내막을 살펴본다.
특수부대 출신이지만 매에는 장사 없고, 배고픈 데는 양반 없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배고팠던 일식삼찬(一食三饌) 첫 세대 첫 병사로서다.
우리나라 육군 1개 사단의 군인 수는 1만 명이 조금 넘는 수준이란다.
완전히 편제된 전방사단 기준이 그렇단다.
방위병이나 예비군을 상대하는 부대로서 기간병이 상대적으로 적은 향토사단이나 동원사단의 군인 수는 그보다는 훨씬 적단다.
군대 얘기에 즐거워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역전의 용사가 마주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뜬금없이 웬 군대 이야기를......,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좀 히팅이 되어 독백이라도 해야 머리를 식힐 수 있을 것 같다.
군 급식 부실의 한 원인이 출퇴근 간부들의 무전취식이라는 기사가 부끄럽고 분노하게 만든다.
보는 김(金) 병장, 영 씁쓸하다.
군대 급식은 해묵은 이야기다.
미당 선생 군대생활 이전에나 있었다고 들은 웃픈 이야기다.
그런 이야기를 들은 것만도 반세기가 지났다.
그런데 아직도 척결되어야 할 잔재로 남아있다는 것이 불만이지만 그보다도 더한 것은 한쪽만 깊이 들여다보고 그게 전부인 양하는 것이다.
성질나지만 팩트 체크를 해봐야겠다.
기사의 주요 내용은 11개 사단에서 17개월간 무전취식한 간부가 475명에 733,835끼니라는 것이다.
얼마나 큰 숫자인지 밝혀보겠다.
11개 사단 전체 군인 수는 11사단X10,000/1개사단 = 110,000명이다.
전체 끼니 수는 110,000X3끼니/1일X510일(17개월)=168,300,000끼니다.
무전취식 끼니 비율은 733,835/168,300,000X100=0.43%다.
무전취식 인원 비율은 475명/110,000명X100=0.43%다.
쉽게 해석해본다.
1,000명 중에 4명이, 10,000명 중에 40명이다.
즉, 1개 사단에서 40명 정도가 무전취식을 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 정도 숫자라면 밀도가 어떤가
1개 사단이면 수많은 예하 부대가 운영되고 있다.
사단에는 영내 식당을 두고 있는 대대급 단위 부대만 따져도 30개는 넘을 것이다.
부대를 운영하다 보면 불가피하게 영내 식사를 할 경우가 있다.
장교와 부사관이 영외 퇴근을 못 하고 영내 머물거나 식사 시간을 넘겨 퇴근할 수도 있어 어쩌다가 복잡하고도 어색한 식대 결제를 못 하고 영내 식당에서 공짜로 한 끼니 먹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를 양으로 따지면 얼마나 될까.
끼니 계산에서 보듯이 가마솥에서 죽 한 그릇 퍼낸 정도일 것이다.
엄밀히 따지면 무전취식 맞다.
하나 그 게 병사들 급식 부실의 원인이라고 하는 것은 나가도 너무 나갔다.
탁상공론처럼 느껴진다.
군대 생활을 안 해 봐 실정을 모르거나 사사건건 꼬집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뒷말 같기도 하다.
그런데 그런 것이 쌓이고 쌓여 적폐가 되는 것이라며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하는데 사람 사는 게 그런 게 아니다.
무전취식이 물론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의도적이든 우연히든 잘못됐다.
잘못된 것은 반드시 고쳐야 한다.
잘못된 구습 관례는 척결돼야 한다.
그렇더라도 일이 풀리는 방향으로 가야지 감정 폭로 식이면 곤란하다.
안 알아도 되고, 알아봐야 별 득이 안 될 것 같은 것을 갖고 알 권리를 주장하며 야단법석인 것은 영 아닌 것 같다.
라떼 꼰대 연사의 히마리없는 주장이라고 웃을지 모르지만 인간도리와 세상이치는 언제 어디서나 다르지 않고 유효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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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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