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고합시다.
네고는 니고시에션(negotiation_의 우리 식 표현이다.
협상, 교섭, 협의, 거래를 의미한다.
개인, 단체, 국가 간에 끊임없이 일어나는 것으로 그 기술을 얼마나 잘 발휘하느냐에 따라 이해득실이 천차만별이 될 수 있는 복잡 다원화된 첨단 고도산업사회에서 아주 중요한 덕목의 하나다.
금방 사달이 벌어지고 파탄이 날 것 같이 험악하더니 잘해보자며 웃음으로 화답하고 악수하는 어색한 모습을 연출하는 측도 있다.
상대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고 자만하다가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것이 격동의 시기라며 몸조심하자고 몸을 낮추는 측도 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것이 아니라 모종의 탈출구가 될 수 있다며 고래도 아니고 새우도 아니라고 줄타기를 하려고 눈치 살피는 측도 있다.
요동치고 있다.
좀 소란스럽지만 그 동네가 원래 그렇다.
그래야 어울리기도 한다.
한쪽으로 쏠리는가 싶다가도 균형을 이루고, 균형을 이루는가 싶다가도 다른 쪽을 기우는 것을 조변석개한다고 탄식할 일이 아니다.
상처뿐인 영광이 아니라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것을 보여줬으면 한다.
급변하는 세월에 끊임없이 이는 격랑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협상가들이다.
난국을 잘 극복하여 현상 유지 내지는 미래 발전을 도모하는 사람들은 네고의 대가들이라 볼 수 있다.
좋은 협상의 길을 걷는 대가들일지라도 과정보다는 결과가 뭐냐에 따라 협상의 기술력을 평가받는 맹점도 있긴 하나둘 다 소중하게 여기는 풍토가 정착됐으면 좋겠다.
1월 말 미당 선생이 사인하는 것으로 삼천포의 날들이 정리된다.
그간에 죽 쌓인 것을 정리하는 수순이지만 돌발요인들도 없지 않다.
거기에서 협상의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분야별로 하나하나 준공 처리하면서 많은 것을 느낀다.
성사되는 자세와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가자고 주장하면서 일에 입하니 별다른 아규없이 원만하게 종결되고 있어 흡족하다.
이것은 이런 데 이렇게 합시다.
저것은 저런데 저렇게 합시다.
그것은 그런데 그렇게 합시다.
얽히고설킨 것들을 풀어내는 험난한 과정을 거치면서 이견을 좁히고 결론을 내는 것이 참 부드럽다.
발주처, 시행사, 감리사의 삼박자가 잘 맞는 것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황은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에 상응한 노력과 설득과 타협과 양보와 배려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각자의 처지에서 기본과 원칙을 지켜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것이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내 것이 옳고 네 것은 틀린 데 왜 그렇게 고집을 부리는 것이냐며 자기 입장만 내세우면 일이 꼬이면서 최고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것이 손실 최대로 둔갑하는 오류를 범할 수도 있으니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거나 마주치는 열차일지라도 시의적절한 성실함이 필요하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는 것이 합의하고 절충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싱싱한 용궁 수산시장에 들러 싱싱한 생선회에 시원한 소맥 폭탄 터트리는 사적인 영역은 창궐하는 걔들이 물러가거든 하자면서 훗날을 기약하는 것이 좀 서운하지만 그게 그것으로 끝날 것은 아니기에 크게 서운친 않다.
협상가라면 이분이 떠오른다.
현재 금융감독원장으로 계신 정(鄭) 박사님이시다.
미국과 주한 민군 주둔 비용을 협상할 때의 진지하고도 집요한 모습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날 것 같은 미국 측 대표와 마주하면서 인내하고, 설득하고, 상대를 존중하면서 우리 측에 유리한 결론을 도출해내는 진정한 협상가의 모습을 본 것이다.
겉보기에 수수하지만 믿음직스러웠다.
최고의 엘리트 그룹 멤버로서 저런 분이야말로 진정한 전문가이지 애국자라고 열렬한 손뼉을 치면서 뭔가는 중책을 맡으셔야 할 텐데 했는데 그 자리로 가셔서 잘 됐다고 또다시 손뼉을 쳤었다.
앞으로도 정파와 세파에 휩싸이지 않고 노련한 전문가로서 계속 봉사하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데......, 그렇게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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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