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客)이다.
오라는 곳은 없어도 갈 곳은 많은 객이다.
주인장 처지에서는 반갑잖은 불청객이고, 나그네 처지에서는 어김없는 방문객인 자타가 공인하는 객이다.
이른 시간부터 문자와 카톡 소리 연발이다.
전에 비하면 많이 줄었으나 많이 봐줘서 그 정도다.
매월 날짜가 24일에서 25일로 변경되는 시보(時報)가 울리면 에누리 없이 빽빽거리며 찾아온다.
제발 잠 좀 자자고 사정사정하여 많이 준 게 그 폭이다.
피하고 싶다.
잊고 싶다.
그러나 희망 사항은 여전히 희망 사항일 따름이다.
누가 반갑고 이쁘다나 오매불망 기다렸다면 아주! 하고 나타난다.
인정사정 볼 거 없이 그런다.
그게 뭔데 그렇게 질겁을 하시는가.
뭐, 그런 게 있다.
아는 사람은 다 알고, 겪어본 사람은 다 겪어보는 것이다.
다름 아닌 걔다.
돈 빼간다고 알리는 스마트폰 신호음이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울리는 소리다.
역기능을 생각하면 시끄럽고 기분 안 좋아서 차단하고 싶으나 금융사고 예방 같은 순기능을 생각하면 미워할 수 없는 애로사항이 있다.
물론 그도 복에 겨운 투정이다.
빼내 갈 돈이 없으면 그런 소리도 안 울릴 테고, 남의 돈 먹으려고 잔머리 굴리다가는 전화기도 못 갖고 들어가야 하는 그곳으로 가야 할 테니 안 그런 것만도 천만다행인 줄 알아야 한다.
이른 새벽부터 울려대는 소리가 얄밉다.
만성이 되어 그러니라 할 만도 할 텐데 안 그렇다.
또 네들이냐 하고 큰소리치고 싶지만 참아야 한다.
동고동락하는 그들을 무시한 채 동떨어져 살 수가 없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하였지만 그런 성인군자는 아니니 항복을 해야 한다.
“쟤들 또 시작이네. 오늘이 그날이구나” 하는 농담으로 하루를 연다.
http://www.facebook.com/kimjyyfb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