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벌판이나 마찬가지이던 문화동 학교에 황토흙이 너덜너덜한 장화를 신고 입학식을 했다.
어색한 학교 분위기가 잡혀가자 과별, 반멸, 친구별 특색이 하나 둘 드러나기 시작했다.
"사랑은 눈물의 씨앗"도 그중의 하나다.
소풍을 가거나 학교 행사가 있으면 검은 교복의 윗 단추를 풀어제끼고 모자를 삐딱하게 쓴 채로 이 노래를 부르는 이름도 가물가물한 착하디 착한 문제아가 있었다.
갓 등장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나훈아 가수를 흉내내기도 했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창법도 있었다.
선생님이고 친구들이고 모이기만 하면 노래 부르라고 박수를 쳤고, 그 애는 주저하지 않고 서서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이 노래를 부르곤 했다.
그 친구를 비롯한 두 반 120여명의 전력과 출신 동기동창들은 다들 어찌 지내고 있는지.....,
불공장(한전)에 다니던 한 자리 수 이내의 친구들도 소식이 끊기거나 뜸한지 오래 됐다.
너내 나나 할 것 없이 산다는 것이 뭔지 그리도 무감각해야 하는 것인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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