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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사진

사랑은 눈물의 씨앗, 1969년

by Aphraates 2022. 3. 20.

허허벌판이나 마찬가지이던 문화동 학교에 황토흙이 너덜너덜한 장화를 신고  입학식을 했다.

어색한 학교 분위기가 잡혀가자 과별, 반멸, 친구별 특색이 하나 둘 드러나기 시작했다.

"사랑은 눈물의 씨앗"도 그중의 하나다.

소풍을 가거나 학교 행사가 있으면 검은 교복의 윗 단추를 풀어제끼고 모자를 삐딱하게 쓴 채로 이 노래를 부르는 이름도 가물가물한 착하디 착한 문제아가 있었다. 

갓 등장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나훈아 가수를 흉내내기도 했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창법도 있었다.

선생님이고 친구들이고 모이기만 하면 노래 부르라고 박수를 쳤고, 그 애는 주저하지 않고 서서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이 노래를 부르곤 했다.

그 친구를 비롯한 두 반 120여명의 전력과 출신 동기동창들은 다들 어찌 지내고 있는지.....,

불공장(한전)에 다니던 한 자리 수 이내의 친구들도 소식이 끊기거나 뜸한지 오래 됐다.

너내 나나 할 것 없이 산다는 것이 뭔지 그리도 무감각해야 하는 것인지 안타깝다.

 

사랑은눈물의씨앗/나훈아/1969,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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