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동과는 인연이 좀 있다.
서울 대방동은 오래전이었다.
둘째 형님께서 상경하여 처음 취직하고 살림을 차리신 곳이 공군/해군본부와 김석원 장군이 설립한 성남 중고등학교가 있는 대방동 서울공고 인근이었다.
종복 형님을 비롯하여 다른 사촌과 육촌 형님과 누님 여러분도 그 근처에 사시었다.
삼천포 대방동은 최근이다.
삼천포에서 남해로 넘어가는 대방진굴이 있는 언덕배기가 대방동이다.
삼천포 화력 현장 감리단으로 간 것은 의외였다.
원래는 내근만 하기로 약속하고 입사했는데 그리 한가롭지 않아 갑자기 타향살이하게 된 것이다.
삼천포는 남해 한려수도에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경상도의 진주/삼천포(사천)/충무(통영)는 전남 목포와 해남, 강원도 정선/평창/영월과 함께 미당 선생이 동경하는 곳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살아보니 그리 낭만적인 것은 아니었다.
대전에서 볼 때 한반도에서 경상도 울산과 강원도 강릉과 전라도 진도와 함께 가장 먼 곳인 그곳에서 꼬박 3년을 일하며 살았다.
안락함과 함께 어려움도 만만치 않았다.
그리움과 추억이 가득한 인상 깊은 한려수도도 애증이 교차하기는 다른 여느 지역과 다르지 않았다.
함께 하다가 헤어져 통영으로 이사하여 다른 감리단 일을 하고 계신 통영 댁 말대로 그래도 삼천포에서 근무할 때가 좋았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은 좋은 일인데 남원 살이의 고단함도 반영이 된 듯하다.
통영댁은 실제 연고가 창령-마산-진해이다.
아직 통영댁이라고 부를 정도의 나이는 아니나 그렇게 부르는 것이 정겨워서 그리 부른다.
인품이 좋고, 한가할 때도 투잡(Two Job, 겹벌)이상인 데다가 뭐든지 하려고 하듯이 매사에 긍정적이며 적극적이고, 살아가는 것이 상식적이며 원만하고, 수수한 외모와 안 쓰려고 하지만 가끔 튀어나오는 경상도 사투리가 오히려 매력적인 워킹맘이다.
스마트 폰도 잘 통하고, 맘도 잘 통한다.
전화 연결이 되면 먼저 안부를 묻는다.
통영댁은 대전 사모님 잘 계시냐고 묻는다.
미당 선생은 딸과 애들 아빠와 친정어머니는 어떠시냐고 묻는다.
짧은 기간이었으니 함께한 세월과 함께 둘의 관계가 그만큼 좋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반갑다.
서울 대방동 이야기가 나왔다.
언젠가는 짚고 넘어가야 할 건이었다.
한강교 넘어 용산과 충청도로 귀향하는 길의 시흥과 사연 많은 영등포로 갈라지는 대방동 삼거리에서 노량진 쪽으로 올라가면 건물이 듬성듬성 있는 좀 한적한 거리가 있었다.
오른쪽으로는 유한양형과 독일빵집이 있었다.
왼쪽은 건물이 없는 철로 변이었다.
당시에는 경부선과 호남선과 경인선이 바로 옆으로 지나갔는데 지금은 국철과 전철이 함께 지나가는 대방역 앞쯤 될 것이다.
때는 1971년 여름이었다.
실미도 공작원 사건이 벌어졌던 곳이다.
미당 선생은 유랑 신세였다.
대전 문화동 학교 전기과 졸업반 학생 신분으로 뚝섬(성수동)친척 형님의 양조장에 실습생 적을 두고 오라는 곳도 갈 곳도 없이 여기저기 전전하던 근근하던 시절이었다.
영등포에서 무슨 사건이 벌어졌다는 뉴스는 들었지만 뭔지 잘 몰랐다.
지금은 대방동이 동작구이지만 그때는 영등포구였다.
당시는 한강 이남의 양천, 구로, 동작, 관악, 서초, 강남, 송파 지역은 거의 영등포구에 속했었다.
내 코가 석 자인지라 천하 없는 사건일지라도 관심을 두거나 걱정할 처지가 못 돼서 그런 일이 있는가 보다 했다.
그 건을 두고 51년 만에 재판이 다시 이루어진단다.
잘 됐으면 한다.
역사의 단절은 없다.
올바르게 평가하고, 공과를 밝혀야 한다.
공평해야 한다.
법은 저울이다.
아흔아홉 마리보다 길잃은 양 한 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말씀대로 누구일지라도 억울한 일이 없어야겠다.
일제 앞잡이나 인공 부역꾼 이야기에서처럼 또는 전정권이니 전전정권 이상으로 거슬러 올라가 중간을 무시하고 과거를 현재의 잣대로 재는 일도 조심해야겠다.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삼간을 태워서도 안 되고, O이 고기 맛을 알면 절간에 빈대도 안 남긴다는 속담이 성립되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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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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