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하면 탈난다.
정도를 넘지 마라.
순리대로 알맞게 해라.
뭐든 적당하게 하면 좋다.
뭐든 적절히 해야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어느 수준이 적당하고 적절한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판단이 된다 해도 실천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술.
좋고도 나쁘다.
술이있다 해도 마시고 안 마시고는 자유다.
몸과 주량에 맞춰 적당하게 하면 약이 될 것이고, 선을 넘으면 독이 될 것이다.
선을 지키기가 녹녹치 않다.
아예 술을 한 모금도 못 하는 사람이라면 그러리니 한다.
하지만 평소에 잘 마시던 사람이 안 마시고 뺀들거리면 이상하다.
주당들이 보기에 모양새가 안 좋다.
죽느냐 사느냐 하는 게 문제로다 하면서 고민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오히려 그게 술 마시고 고생하는 것보다 더 건강에도 안 좋을 것이다.
왜 산에 오르냐.
산이 있어 오른다.
왜 술을 마시느냐.
술이 있어 마신다.
그런 식으로 몸뚱아리 함부로 굴리다가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아예 끊는 게 최상이다.
술에 대한 처방이자 약이자.
그러나 세상살이가 그리 간단치가 않다.
명분과 구실이 자꾸 생긴다.
기분 좋아서 한 잔, 기분 나빠서 한 잔.
갈수록 쌓이는 스트레스 해소시키느라 한 잔, 고단한 몸 피로를 풀어주느라 한 잔.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라서 한 잔, 보기 싫은 놈이라서 한 잔.
이런저런 핑계를 대자면 한도 끝도 없어 일 년 내내 고주망태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게 주태백이들이다.
하나 그리 망가질 수는 없다.
가다 보면 경계선이 없이 정도와 사도를 넘나들 수도 있지만 몸도 좋고, 술도 좋게 적절하고 적당하게 처신할 필요성이 백 프로다.
OO님, 오늘 한 잔.
아, 제가 어제 귀한 손님이 오시어 너무 오버해서 골골한 상태이니 이번에는 양보해주시지요.
그럼 그 분은 귀하고, 나는 안 귀하다는 말씀인 거 같은데 그러시지 말고 함께 가시지요.
아, 이거 참 사람 맘 약해서 죽어나게 생겼는데 사정이 그러니 마다할 수가 없군요.
OO님, 오늘은 아예 잔을 안 받으시는데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아, 그런 것은 아니고요 급히 오다보니 식당 문앞까지 차를 운전해 와서 그러니 오늘은 이해해주세요.
그럼 대리 운전을 시키시던가 가까운 거리이니 내일 아침에 와 갖고 가셔도 될 것 같으니 한 잔 하시지요.
아, 그런 사정만이 아니라 오늘 또다른 불가피한 일이 있어서 그러니 다음에 오늘 못 한 것 까지 다 할 테니 그냥 넘어가시지요.
잘 어울리는 것은 아니겠으나 1111에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 맛있는 과자를 먹으며 영하의 추위를 이기는 것이 관건이어야 좋을 것이다.
그런데 그러지 못 하고 이런저런 일로 주행(酒行) 강행군을 하다가 간신히 짐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불행 중 다행이다.
그렇게 무관심하다가 된통 당하 수 있다는 것을 알기도 하고, 월요일난 소화기 내과 주치의 선생님으로부터 대책이 없다는 경고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내 마음 내 뜻대로 안 되는 것이 주당이 아닌 주졸(酒卒)의 한계다.
그리고 좀 우선하다 싶으면 자신도 모르게 전화기를 꾹꾹 눌러 만난 지 얼마 안 되는 곳곳을 찾아 “오랜만인데 오늘 별 일 없으면 저녁에 회포나 푸십시다” 라고 하면서 바람잡으며 손님 모집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탁각의 운명이다.
적당하게란 말이 참 어렵다.
인생의 불금이 아니라 낭만의 불금이었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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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