弟) 형, 돈 좀 꿔줘.
兄) 아우야, 돈 없다.
弟) 있는 거 다 아는데 그러지 말고 좀 꿔줘.
兄) 안 돼, 있어도 없는 거야.
弟) 에이, 왜 그래. 적선하는 셈 치고 좀 꿔줘
兄) 한두 번도 아니고 버릇돼서 안 돼. 기대지 말고 알아서 좀 살아 봐.
弟) 지금 굶어 죽게 생겼어, 좀 꿔줘.
兄) 그럼 제수씨와 조카들 생각해서 쌀은 좀 줄게, 그것으로 끝내자.
야박한 형인가, 철없는 동생인가.
이렇게 하는 것이 정상인가, 비정상인가.
어쨌든 간에 상황이 벌어졌으니 해결은 해야 한다.
형 좋고, 아우 좋은 방법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런 것에는 이골이 난 귀신들이다.
말은 그렇게 싸우는 것처럼 하며 아옹다옹하지만 닳고 닳은 형제는 다 계획이 있었다.
늴리리 기와집에 사는 형이 쌍방울표 팬티와 독립문 표 런닝만 입고 단칸방으로 제 금 난 아우한테 미션을 준다.
兄) 아우, 앞으로 형이 하라는 대로 말 잘 들을 거지.
弟) 형, 이를 말씀인가요.
兄) 알았다, 저기 건넛마을에 있는 논과 밭떼기 좀 떼 줄 테니 머슴 몇 데리고 가서 일궈 먹고 살거라.
弟) 옛썰, 백골난망입니다.
송곳으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오고, 염생이 O보다도 더 된 형이 죽으려고. 맘이 변했는지 달라고 안 했는데도 막 퍼준다.
이거는 형제애가 돈독한 것인가
함께 망해가는 길인가.
돈거래는 부모와 자식 간에도 안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혹 거래하더라도 셈을 명확히 하라고 했다.
재벌은 자식이 웬수고, 권력은 측근이 웬수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고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시고, 외상이라면 소도 잡아먹는다고 하는데 꿔주고 빌려주는 것이 바람직한 것은 아닌 듯하다.
그런데 여기 이런 주고받기의 꿔주기는 어떤가.
제도가 어떻고, 계산법이 어떻고, 이해득실 관계가 어떤지 모르지만 별 희한한 임대차 계약도 다 있다.
시간이 돼 가는지 거대 양당에서 소수 형제자매 미니 당한테 국회의원을 꿔 주고받는단다.
정의가 살아있는 좋은 세상을 만든다며 국가와 민족을 부르짖는 기득권 세력들이 하 눈을 팔며 벌이는 신출귀몰한 수법이다.
그런 게 다 어디 있느냐고 불만을 토로하면 궁여지책이지만 합법적이란다.
자기들이 그런 이상한 법을 만들어 놓고 자기들끼리 편법을 사용해가며 리그전을 벌이는 것인데 좀 찔리는 것이 있는지 잘 할 테니 믿어주고 밀어달라고 읍소한다.
까불지 마라.
우리가 좀 이상하고, 좀 썩었다.
그래서 어쨌다는 거야.
뭐 보태준 거 있냐.
신경 쓰지 말아라.
나서지 마라.
모른 척하고 지나가라.
꿔주든, 빼앗든 내버려 둬라.
더 알면 다치고, 더 뭐라고 하면 화를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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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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