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전력' 11兆 시장 열린다…전력업계 빅딜 예고
사업비 7.9조…해상풍력법 등 파생효과 기대
LS전선·LS마린 경쟁 우위…전력 시장 수혜
호남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공급하는 '서해안 해저 전력 고속도로'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이 사업은 2036년까지 총 620㎞에 달하는 해저 송전망을 구축하는 것으로, 민간 기업 참여가 확대되면서 최대 11조원 규모의 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특히 최근 해상풍력특별법의 국회 통과로 인허가 절차가 간소화되는 만큼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최근 확정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서 서해안 해저 전력 고속도로 사업의 구체적인 일정과 범위(노선), 추진 방식이 윤곽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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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업은 호남 지역에서 생산된 원자력·재생에너지를 수도권에 직접 보내기 위한 대규모 전력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다. 수도권은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반면,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는 주로 호남과 동남권에 있다. 기존의 육상 송전망으로는 전력 수요 증가를 감당하기 어려워 장거리 전력 전송에 적합한 초고압 직류송전(High Voltage Direct Current·HVDC) 방식의 해저 송전망을 구축하는 게 사업의 골자다. 기존에도 제주~육지를 연결하는 해저 송전망이 있었지만 서해안을 따라 대규모 HVDC 송전망을 구축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1차 전기본에선 서해안 해저 전력 고속도로의 송전망을 2개 노선으로 확정했다. 신해남~태안~서인천(430㎞) 구간과 새만금~태안~영흥(190㎞) 구간까지 총연장 620㎞에 달하는 HVDC 선로를 구축한다. 원전·재생에너지 발전력이 2036년 기준 64GW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서해안 HVDC 준공 목표도 2036년으로 설정됐다. 기존 교류(AC) 방식보다 장거리 송전에 적합하며 전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한국전력은 2029년 착공을 목표로 입찰 시기를 조율 중인데, 정부가 책정한 사업비(7조9000억원)보다 규모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업계에선 추가 비용을 고려할 때 전체 시장 규모가 11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본다. 해상풍력특별법 통과로 풍력 사업의 인허가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전력 인프라 시장의 수혜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 사업에서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볼 기업으로는 LS전선과 대한전선이 꼽힌다. 전 세계적으로 해저케이블 생산 기업은 대표적으로 6곳인데, 한국에선 LS전선이 꼽힌다. LS전선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높은 기술력을 갖춘 업체로 평가된다. 대한전선도 해저케이블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생산라인 확장에 1조원을 투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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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경쟁자도 나설 가능성이 있지만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에 대한 품질 및 보안 우려가 크다. 지난해 5월 미 국무부는 중국 업체들이 해저케이블을 통해 데이터를 도청할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정부 입찰에선 국내 기업들이 우선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LS전선은 2023년 8월 LS마린솔루션(옛 KT서브마린)을 인수하며 해저케이블 생산부터 시공, 유지보수까지 통합적인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 지난해 '제주 3연계 해저케이블(전남 완도군~제주·90㎞ 구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도 있다. LS마린솔루션은 대형 해저케이블 전용 포설선(CLV)을 도입하고 바지선(CLB) 적재 중량을 확대하는 등 사업에 대비하고 있다.
이 밖에도 HVDC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변환소(컨버터 스테이션) 및 전력 설비를 공급하는 기업들도 수혜가 예상된다.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삼성물산 등 국내 대형 전력 설비 업체들이 관련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기 때문이다. 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산업과 연관된 기업들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민간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설계·시공부터 용지 확보, 인허가까지 한 번에 진행하는 '턴키(통합발주)' 방식이 유력하다. 사업 기간을 단축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대형 건설사도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
LS전선 관계자는 "국내에서 유일한 해저케이블 생산 업체로서 서해안 HVDC 사업이 본격화되면 정부 입찰을 철저히 준비해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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