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열리는가 싶더니 갑자기 추워졌다.
꽃샘추위가 온 것이다.
대천 기온이 지난주는 15/7℃까지 올라가던 것이 8/-2℃로 뚝 떨어졌다.
해안가 바람이 거세하여 체감 온도는 4/-8℃라는 단기 일기예보다.
쉽게 생각할 날씨가 아니다.
춰봐야 얼마나 춥겠느냐며 옷장에 쟁여 놓았던 두툼한 겨울옷을 다시 끄집어냈다.
두툼한 양말과 귀를 덮는 모자와 목을 가리는 목도리도 준비했다.
유비무환이다.
날씨고 몸이고 급작스러운 변화에 잘 적응시켜야 한다.
변화를 간과하거나 무시하다가는 큰코다친다.
깡으로 오돌오돌 떨면서 현장을 지키다가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건강 이상도 있을 수 있고, 움츠러들어 꼬부리고 다니다가는 안전사고 문제도 대두될 수 있다.
온종일 왔다 갔다 하려면 먹기 실어도 배 든든하게 먹어야 하는 것처럼 해동하고 춘풍이 분다고 해서 얇은 옷으로 멋을 부리고 편리함을 도모하려다가는 된통 당할 수도 있다.
현장 일하시는 분들한테만 혹한기 대비 프로그램에 따라 보온 복장을 갖추고 일하면서 중간중간 충분한 휴식을 취하라고 당부하지 말고 본인부터 잘 챙겨야 하겠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대들어서 그런지 걱정했던 것만큼 우려스러운 기온 급강하는 아니다.
다행이다.
새벽 2시에 깼다.
어제부터 꽃샘추위가 대단하다고 하던데 날씨가 궁금했다.
대천 가는 길도 그렇고, 대천 일하는 곳도 마찬가지로 날씨에 민감하다.
대충 알고는 있지만 날씨 간을 봤다.
먼저 커튼을 젖히고 밖을 내다보았다.
희미한 가로등 불빛에 비치는 밖이 그리 싸늘해 보이진 않았다.
거실 문을 열고 잠옷을 걷어 올린 장딴지를 베란다 창 쪽으로 내밀어보았다.
인간 온도계를 자처한 것이다.
측정 결과는 그렇게 싸하게 춥진 않았다.
스마트 폰을 열었다.
대전과 보령의 단기 일기예보를 열어보니 어제 예보대로였다.
그러나 기가 죽고 기선 제압이 되도록 추운 날씨는 아니었다.
내상(內相) 장(張)은 주방에서, 외상(外相) 김(金)은 거실에서 대천 갈 짐을 꾸리면서 그리 차갑지 않은 날씨에 안도했다.
현장 생각이 났다.
주말과 주일 쉬지도 못하고 일을 해야만 했던 분들도 날씨 걱정하지 말고 곤한 새벽잠을 주무셨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고단하고 피곤한 날들이다.
즐거운지 괴로운지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기계적으로 일하는 형편이다.
서글픈 현실이다.
더 서글퍼지지는 않으리라는 믿음으로 열심히 일하는 게 서글픔을 이겨내는 길이긴 하나 빼고 더하면 남는 게 없는 제로섬이라서 무덤덤이다.
이 정도는......, 하고 까불 게 아니다.
그 정도는......, 하고 객기를 부릴 게 아니다.
사소한 것도 깐볼 게 하나도 없다.
존재감 없는 사람도 만만한 사람이 하나도 없다.
깐보거나 만만하게 볼 게 아니다.
그러다가는 되치기당하여 쌍코피 흘릴 수 있다.
어느 촌놈은 배부른 게 최고라고 하듯이 다른 촌놈이 좀 투박하고 불편해 보여도 따뜻한 게 최고라고 하는 게 부족하지 않고 잘난 촌놈들이다.
<http://kimjyyhm.tistory.com> <http://blog.daum.net/kimjyyhm>
<http://www.facebook.com/kimjyyfb> <http://twitter.com/kimjyytwt>
(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