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무덤 제가 판다.
소탐대실(小貪大失)한다.
긁어 부스럼 만든다.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린다.
굴러 들어온 복을 제 발로 내 찬다.
누가 봐도 그래서는 안 되는데 무모하게 그러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을 보면 아무리 제 멋에 산다고 하지만 그렇게 하면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한심스럽기도 하고, 그게 당신의 한계이고 팔자인 것을 누굴 탓하겠느냐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작은 패스트푸드(Fast Food) 체인점에서 알바를 하던 지인이 그만둔다고 했다.
일당이 적고 하는 일이 고달파서 그런 줄 알고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때로는 쉴 때도 있어야 하니 푹 쉬면서 다른 일을 생각해 보라고 하였다.
그랬더니 그게 아니고 주인과의 불화 때문에 종업원들이 다 그만두는 것이라며 이야기를 하였다.
주인은 그 패스트푸드 점을 전업으로 하며 생계를 꾸려가고 있단다.
장사가 썩 잘 된다고 할 수는 없지만 큰돈을 투자한 부담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그럭저럭 현상유지하며 밥 먹고 살 정도는 되는데 주인이 너무 오버한단다.
그 업소는 업종의 특성상 주인이 매장에 상주할 것도 아니고, 새로운 전략을 구사한다고 해서 매출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전에 하던 대로 하면 노하우가 있는 주방장이 종업원들을 데리고 다 알아서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주인이 하루 종일 매장에 머무는데 일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뭘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일일이 간섭하고, 종업원들을 무시 내지는 감시하는 식으로 하여 불편했단다.
크지도 않은 업소에서 많지도 않은 종업원들이란다.
주방장이 서글서글하게 일을 잘 추며 종업원들을 잘 다독거려 주인이 보기 싫지만 별다른 문제없이 그런대로 꾸려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다른 종업원들은 친절하고 일 잘 하는 주방장을 보고 그냥 붙어있는 것인데 주방장이 그만둔다니 사람이 바뀌면 분위기도 바뀔 것이고, 무슨 험한 꼴을 당할지도 몰라서 개인 사정이 있다는 것을 핑계 대며 다들 그만둔다는 것이었다.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밥술이라도 먹고 살려면 경영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것 같았다.
지인의 말을 듣고 그 주인은 굴러들어 온 복을 제 발로 차는 격인데 되던 대로 내버려 두면 잘 될 것을 그 코딱지만 한 가게에서 뭘 더 바란다고 왜 긁어 부스럼 내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하였더니 그렇다며 웃기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런 상황에서 종업원들이 그만둔다는 것이 이해가 되었지만 갑자기 그러는 것이 좀 이상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 주인은 좀 끼가 있는 싱글 이라면서 혹시 주방장과 종업원들한테 엉뚱한 짓 하는 바람에 집단 사표를 낸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하였더니 머지않아 직장에 새로 나가게 되겠지만 그 때까지 놀기도 뭐 하고 해서 비록 알바를 뛰고는 있지만 그런 사람들은 트럭으로 실어와도 싫다며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그 주인 가만이나 있으면 중간이나 갈 것이다.
그런데 새로운 사람을 데려 오고 새로운 방법을 써서 얼마나 많은 이득을 볼는지는 모르지만 그게 아니고, 긁어 부스럼 만든 후유증이 만만치 않아 역시 묵은 술이 광술 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고, 무척 고생을 할 거 같다.
오늘은 메이데이(May Day) 즉, 근로자의 날(노동절)인데 그 패스트푸드 점에서는 노사분규가 일어났다.
사업주는 지시를 불이행하는 조합장을 비롯한 노조원을 집단 해고 하고, 노조원들은 사업주의 횡포에 집단 사퇴를 했다.
대화와 타협을 통한 원만한 노사관계의 정립은 달라도 너무 다른 시각과 인식 차이 때문에 협상이 결렬되고 파탄을 맞이했다.
그렇다고 사업주가 직장을 폐쇄하거나 노조원들이 가두시위를 벌리는 극한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메이데이는 그저 행사를 치르는 메이데이일 뿐인 것이다.
http://blog.daum.net/kimjyyhmhttp://kimjyykll.kll.co.kr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정과목이 다르잖아 (0) | 2009.05.02 |
---|---|
그거 참 기특한지고 (0) | 2009.05.02 |
외화내빈이야 (0) | 2009.05.01 |
택일 (0) | 2009.04.30 |
대통령은 참 어려우시겠다 (0) | 2009.04.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