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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폭풍전야(暴風前夜)

by Aphraates 2014. 12. 27.

정보탐색을 위하여 일부러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고 일상적으로 나가면서 사람들을 접해 보면 자연스럽게 세상과 주변 돌아가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로부터 지금 실정이 어떻구나 하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서로 나누거나 시중에 떠돌아다니는 얘기들을 들어보면 왜곡되거나 부풀려진 이른바 악성 루머인 경우도 간혹 있긴 하나 대개는 맞다.

현실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아닌 땐 굴뚝에 연기 나겠느냐는 속담을 다시금 생각게 하는 것이 태반이다.

 

어제 전(全) 상가(喪家)에서는 전야(前夜)가 화제였다.

문상과 연도가 끝난 후였다.

 

공동체 활동이나 애경사 참석에 적극적이라기보다는 소극적인 편인 상주께서 전에 큰 단체장을 맡았던 이 사람과 현재 어느 단체장을 맡고 있는 동석한 분에 대해서 존경과 칭찬을 표하면서 공동체의 현실을 이야기하셨다.

거기서 전야라는 말이 나왔다.

은총과 사랑이 충만한 성탄전야(聖誕前夜)나 부활전야(復活前夜) 같이 좋은 의미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결혼전야, 입영전야, 개막(오픈, 팡파르)전야 같이 가슴 설레거나 두려운 의미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없는 것을 만들어 내고 확대 재생산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돌아가는 것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였다.

온 세상이 소용돌이 속으로 휘몰아칠 징조의 폭풍(태풍)전야에서 산산 조각이 나 흐트러질 지뢰밭의 폭발(폭동)전야 까지 부정적인 전야라는 것이었다.

개중에는 뭔가 더 세게 한 마디씩들 하고 싶어 하는 표정들이었다가 한숨을 쉬면서 돌아서는 것이 착하고 선한 모습 그대로였다.

더 얘기해봐야 자기의 아픈 데를 찌르는 것이자 누워서 침 뱉기인지라 폭풍전야같은 것에 대한 이야기는 접자는 투였다.

 

나는 대열에 합류할 처지는 아니다.

그래도 고춧가루는 좀 묻어있으니 그냥 지나칠 수는 없어서 한 마디 거들었다.

하루 이틀에 한두 번 겪어보는 일들도 아니고 앞으로 그 보다 더한 사람이 나타날지도 모르는 것을 너무 세상 무너지는 것처럼 걱정한다거나 누구를 보면 삼 년 재수 없다는 식으로 미워한다는 것은 죄를 짓는 것이니 묵묵히 자기 일을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할 거 같다고 의견을 피력하였다.

치킨 게임을 벌여봐야 누가 이기든 상처뿐인 영광일 것이고, 멱살을 잡고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하고 언성을 높여봐야 답 없는 메아리에 자신만더 오염되는 것이니 그런 무모한 짓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쌍수를 들어 환호할 폭풍전야도 아니지만 손사래를 치면서 배척할 폭풍전야도 아닐 것이니 닥치면 닥치는 대로 맞이하면 되는 것이니 미리부터 걱정하여 다른 일까지 흐트러지게 하는 실수가 있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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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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