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두면 돼요

제주도 효촌 댁 이효리 氏(孃)를 긁어대나요?

단골 저격수들이 등장했나요?

마구 긁어대는 것을 눈치 빠르게 캐치한 그 녀가 깜짝 놀라서 의기소침하여 바짝 엎드려 죽을 죄를 지었다고 이실직고하던가요 아니면, 근질근질한데 그거 참 잘 됐다고 쌍수를 들어 반기던가요?

 

영 멋지지 않은 작태(作態)이군요.

 

좌(左)효리라고요?

그럼 그가 반국가 사회적인 극좌 불순분자인가요?

우(右)효리라고요?

그럼 그가 극우 테러 적색분자인가요?

 

아니잖아요?

반공법이나 국민정서법을 들먹을 거 없잖아요?

기업가나 노동자 편에서 서서 편을 든 것도 아니고, 좌우 이념 대결자로 나선 것도 아니잖아요?

얼마 전에는 유기농 콩 때문에 재밋거리를 제공하던데 영영인지 잠시인지 모르지만 일단은 유명 연예인의 길을 접고 평범한 여인으로서 결혼하여 한적한 어촌에서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잖아요?

세간으로부터 잊혀져 가는 것이 서러워서 재기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하여 호시탐탐 기회를 보다가 기회가 되자 나 여기 있다고 노이즈 마케팅을 한다거나 사회사업가로서 불쌍한 이웃을 위하여 맨발로 나서겠다는 것도 아니잖아요?

전후 사정이야 어찌 됐든 간에 추위에 떨고 있는 불쌍한 해고노동자들과 아픔을 같이 하며 그들이 복직을 하여 가족과 함께 오순도순 살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정정당당하게 청춘의 소신을 피력한 것뿐인데 그게 소란을 피운 것은 아니잖아요?

왜 그렇게 편을 갈라 자기편이라고 야단법석을 떨며 못 잡아먹어 안달인지 창피하잖아요?

 

그냥 두면 돼요.

재미 없다고 투정 안 부리고, 관심 안 가져준다고 안 서운해 할테니 하는 대로 그대로 두세요.

도움도 걱정도, 훼방도 환호도 필요치 않아요.

자연스럽게 위계질서가 서면서 정리가 되게 돼 있어요.

우리도 권위주의와 반공주의 세대로서 일사불란한 것을 좋게 생각하면서 살아왔지만 그게 다는 아니었다 반성하고 있어요.

과거를 일정부분 준용할 필요는 있지만 전적으로 그런 식으로 되돌아간다면 퇴보를 면치 못 할 것이라는 걱정이 튼데 그런 것을 다들 잘 알면서 왜 자기 입맛대로 하여 말을 잘 들으면 가기 적이자 똘똘한 사람이고 자기 입맛에 안 맞게 말을 잘 안 들으면 띨띨한 사람으로 낙인찍는 것인지 우습군요.

 

세상만사는 순리대로 돌아가게 돼 있어요.

인지상정은 변치 않는 거예요.

좌우 불문이에요.

시도 때도 없이 아무한테나 아무 것한테 나비효과를 들이대는 무리수를 둬서 일을 그르치지 마세요.

 

좌효리든 우효리든 그냥 두세요.

이 효리 양이 좌충우돌한다고 해서 국가 안위와 사회 안정과 개인 행복을 좌지우지한다거나 삼강오륜의 동방예의지국 품위를 올리거나 낮추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어떤 활력이나 변화를 유도하잖아요?

관심을 안 갖고 간섭을 안 해도 될 일들에 대해서 사사건건 시시비비를 벌일 힘이 있으면 괜한 곳에 허비하지 말고 유용하게 쓰십시다.

빗자루 들고 거리로 나가 지난 가을부터 거리에 떨어진 것을 그대로 두어 삭막한 도시를 정취 있게 만들었던 낙엽들이 이제는 임무와 생을 다 마감한 듯 하니 그 것이나 조용한 곳으로 치은다거나 꽁꽁 얼어붙은 차도와 인도에서 엉덩방아 찧는 낙상으로 긴 동면으로 들어가는 어르신들이 종종 나타나니 그런 불상사를 없이 하기 위하여 얼음을 지닌다거나 하는데 봉사하는 것도 좋은 일일 듯싶은데 그리로 몸과 맘을 돌려보세요.

 

밥벌이 하는 것도 노는 것도 적당하고 적절하게 하세요.

꼴값 하느라고 좌광우도(왼 눈 광어, 오른 눈 도다리) 식으로 편향되게 굴지 말고 보편타당(普遍妥當)한 양식(良識)과 상식(常識)을 좀 지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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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