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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한우

by Aphraates 2017. 11. 26.

이 한우 씨라고 있었다.

독일 귀화인으로서 통일교도라고 한다.

체구로 말하면 황소 부럽지 않았다.

탈랜트, 방송인, 사업가로 활약하다가 기업인 출신 답게 장사꾼 기질을 강조한 이명박 정부에서 공기업 사장까지 맡았던 인사다.

나이가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인 부인과 함께 독일인 또는 한국인스럽게 살자면 많은 노력이 필요할텐데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며 사는지 모르겠다.

 

이 한우씨가 귀화하여 호적 신고를 할 때 한자 이름도 정했을 것 같은데 뭐로 정했는지 궁금하다.

한우라는 한자 단어를 쳐보니 寒雨, 汗疣, 韓牛가 나왔다.

그 세 가지만으로는 이한우 씨 한테 붙일 한자 이름이 마땅치가 않다.

아마도 고유한 단어를 만들어 내어 한자 이름으로 했을 것 같다.

기발한 발상이라면 듬직하고, 친숙하고, 일 잘하는 이미지로 통하는 워낭소리의 韓牛라고 정했음직도 한데......, 미당 선생의 조크였다.

 

동네 이발소 첫 손님으로 갔다가 주인장으로부터 한우 강의를 받고 왔다.

어제 퇴직 동기 모임 장소인 “OO 한우" 이야기를 하면서 1인 당 5만원 정도 들어가던데 한 끼 식사치고는 비싼 편이더라고 슬쩍 비쳤더니 자기가 알고 경험한 한우에 대해서 즉석 열강을 하는데 대단했다.

사실이 그런지는 좀더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언뜻 듣기에 웬만한 영양학 학자나 소고기 전문 요리사 이상으로 해박했다.

우리 동네 이발소 사장님은 모르는 것이 없는 만물박사에다가 달변이어서 주제를 던져 놓고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재미있다.

오늘 강의의 요지는 지역마다 붙인 한우 브랜드가 큰 의미가 없고, 좋은 부위만 도려내 고급 상품화시킨 특 에이(A) 플러스(+)라고 해서 만 듯 맛있는 것은 아니고, 어딘가에 가서 몇 만원만 주면 팔뚝만한 크기의 소고기를 주는데 갖다가 냉장고에 넣어 놓고 구워 먹으면 맛이 그만이고, 값싼 수입 쇠고기 때문에 국내산 한우도 소비가 배가된 것이라는 유통 구조까지도 상세하게 설명해주었다.

다른 손님이 머리를 깎으려고 들어서는 바람에 한우 강의가 끝났기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떡일 선수 자혼의 유성 결혼식장에 가야 하는 약속시간까지 잊어버릴 정도로 강의에 심취했었다.

 

우리 충청 지역에도 논과 밭에 들어선 한우 사육 축사들이 눈이 피곤할 정도로 많다.

전국적으로 한우 사육 수가 276만 마리란다.

우리나라 인구수가 5,176만 명이라니 사람 19명당 한우 1마리인 셈이다.

계산상으로 보면 잘 안 맞는다.

열아홉 명이 소 한 마리를 해치운다는 것인데 그렇지는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한우 수출을 많이 한다는 소리도 못 들어봤다.

하면 그 많은 소고기는 누가 다 먹고, 많은데도 왜 그렇게 값이 비싸고, 한우로부터 창출되는 이익이 실질적으로 사육가들한테 돌아가는 것인지 유통단계 사람들한테 떨어지는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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