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거 뭐 별 거 있어요.
몸 성히 움직일 수 있을 때 이렇게 만나고 싶은 사람들 만나서 소주 한 잔 맛있게 마시고 마나님 곁으로 가는 거면 하느님께서 내려주신 복 그대로인데 뭘 더 바라겠어요.
건강하시고, 다음에 또 만나십시다.
지난 금요일에 구역회를 끝내고 아파트 라인 현관 앞에서 인사를 나눌 때 옆 라인에 사시는 민(閔) 아오스딩 형님께서 가볍게 하신 말씀이다.
삶의 진리와 진솔함이 달려있는 동감이 가는 그러나, 말은 쉽지만 실천하기는 그리 쉽지 않은 귀한 말씀이었다.
그런데 주일 저녁에 바쁘게 움직였던 주말을 생각해보니 만날 때 마다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됐었다는 것을 알고는 역시 사람 생각은 다 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금요일 낮에 현충원 역에서의 미당 초딩들 모임에서 한 금산 박(朴) 친구의 이야기, 토요일 낮 정림동에서의 C & K OB 회동에서 나눈 이야기, 주말 밤 둔산동 회동에 참석하지 못 한 신계룡 팀에서 보낸 박(朴) 선배님의 병환 상태를 알리는 문자 메시지, 주일 공동체 미사 후에 몇몇 교우님들과 나눈 담소, 모처럼만에 부부동반하여 식사나 하려고 전화했는데 미당 성생이 골골이라서 다음에 하자며 미룬 기(金) 아우님의 이야기 등을 생각해보면 내내 민 님이 하신 말씀과 대동소이한 이야기였다.
누구라도 그러할 것이다.
사람에 따라 방법과 형식은 다를지라도 그렇게 순응하면서 있는 그대로 맘 편하게 사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을 없을 것이다.
그게 잘 안 되니까 별의별 일들이 다 일어나고 어려워하는 것인데 그렇다고 그를 외면하거나 포기할 수는 없으니 나에게 맞는 삶의 툴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간 도리를 지키고 세상 이치에 따라 자기 분수대로 평범하게 사는 것이 곧 행복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지지고 볶고 아옹다옹하면서 평범하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를 평소에는 잘 느끼질 못 한다.
불행에 처하고 우환을 겪으면서 어려운 처지를 당해봐야 평범한 것의 소중함이 얼마나 크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뒤돌아볼 새 없이, 좌우로 한 눈 팔 새 없이 앞만 보고 달렸는데 어느 날 갑자기 건강에 이상이 생겨서 털썩 주저앉는 사람을 보면 이 거는 아니잖은가 하는 탄식이 앞선다.
수전노라는 지저분한 소리를 들어가면서 먹을 거 안 먹고 입을 거 안 입고 지독하게 모아 부자 대열에 합류하는 단계인데 그 보다도 더 지독한 사기(詐欺)꾼이 나타나 한 입에 톡 털어 넣고 유유히 떠나가는 것에 절규하는 사람을 보면 너무 그렇게 돈 돈 하는 것도 아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허리 한 번 제대로 펴지 못 하고 뼈 빠지게 일을 해도 남는 것이 없어 늘 허덕이면서 이게 사는 것이냐고 투덜거렸다.
남편(아내) 복 없는 사람은 자식 복도 없다고 하지만 우리 집 화상들은 뭐가 그리 좋아서 노상 싱글벙글하면서 무사태평인 것인지 부글부글 끓었다.
그래도 그 때가 좋았다고 토로할 정도로 더 어려울 때가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니 그러리니 하고 하던 대로 평범하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다.
그리 사노라면 언젠가는 좋아질 것이다.
세상의 귀신들은 저런 웬수덩어리 안 잡아가고 뭐하는지 모르겠다고 씩씩거려도 잠시 눈에 안 보이면 걱정이 되는 애물단지들이 좋은 방향으로 반전될 수도 있는 것이니 불행을 더 심화시키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람은 강하면서도 약하다.
천리안을 가진 것 같아도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것이 사람이다.
때로는 모진 것 같아도 여린 눈물을 흘리는 것이 사람이다.
영원무궁할 거 같아도 스쳐가는 바람에 불과하고, 천하 없는 존재인 거 같아도 티끌에 불과한 것이 사람이다.
다 인정하면서 굳건해져야겠다.
문단의 정(鄭) 작가를 비롯하여 열심히 살아왔는데 평범하게 되지 못 하고 근심걱정에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을 보면 맘이 아프다.
그들에게 당신의 자비를 내려주시어 어렵지만 굳굳하게 버티고 이겨낼 용기를 주시라고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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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