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재미가 좀 덜한 거 같다.
자고 일어나면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부동산값을 생각하면 안 먹어도 배가 부르던 시절 같지는 않단다.
아파트, 주택, 원룸, 상가, 토지, 택지 등이 그 동안 제법 짭짤했는데 갈수록 시원치 않아 말을 갈아타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소리가 나온단다.
돈의 흐름이 달라질 수도 있음을 예시이기도 하다.
갑작스런 것은 아닐 것이다.
부동산 열풍으로 인한 가격 폭등과 부동산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으로 인한 후유증은 이미 예견됐었다.
실제로 어려운 줄은 모르겠다.
좀 과장된 측면도 있는 거 같다.
부동산 경기가 예전만 못 하다는 것이지 아주 부실한 것은 아닌가 한다.
주변 여건이 좋아 장사가 잘 되는 곳이야 여건이 전과 달라도 그런대로 재미가 있어 다른 것보다는 나을 것 같다.
물론 낙도나 맹지 같은 곳에 위치한 업소들이야 불경기에 전전긍긍이어서 대출금 이자가 부담스러울 수는 있을 것이다.
투자든 투기든 부동산이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인 것 같다.
부동산 왕국으로 치닫던 일본이 버블에 숨죽였던 것처럼 우리도 천정부지로 오르던 부동산 정상적으로 돌아온 것인지 아니면,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것인지 모르지만 임대차(賃貸借)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우월적 지위를 갖는 것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미당 선생은 그 분야는 국외자다.
임대차를 해 본 적도 없고, 관심가질 처지도 아니다.
돌아가는 주변 상황을 보며 그 흐름을 대충 짐작할 수 있을 따름이다.
얼마 전에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아우님으로부터 목이 좋은 도심지의 상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어느 정도 임대료가 비쌀 거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그 정도로 높은 줄은 몰랐다.
거기가 유동인구가 많긴 하다.
그만큼 장사가 잘 되는 곳이란 것이다.
오가다 보면 밤늦도록 늘 손님들도 북적인다.
하지만 하루 매상이 얼마나 오른다고 그 비싼 임대료를 주고, 종업원들을 먹여 살리고 이문을 남겨 돈을 번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수지타산 맞추기가 쉽지 않을 거 같은데도 임대료에 개의치 않고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하여 암투가 심하다는 것을 보면 남으니까 하는 것이지 밑지고는 안 할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종종 본다.
조금만 후미진 주택가로 가 보면 한기 나고 음산하다.
유동인구는 고사하고 동네도 빈 집이 있는 실정이다.
보증금 없이 싼 임대료만 내고 들어오라 해도 입질이 없단다.
장사가 안 될 것이 뻔한데, 살기 불편할 것이 눈에 보이는데 싸다고 해서 구석진 곳에 있는 가게나 원룸을 찾을 일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건물이 연시 들어서는 것을 보면 희한하다.
옆 건물도 최적의 조건에 최저가로 임대한다고 유리창 여기저기에 써 붙여 놓은 지가 한 참 됐을 정도로 안 나가는데 바로 옆에 또다시 비슷한 용도의 건물을 짓는 것을 보면 그 속내가 뭔지 궁금하다.
사하라 사막에 가서 펄펄 끓는 순댓국 장사한다는 것도 아니거나 시베리아 동토에 가서 아이스크림 장사하겠다는 돈키호테도 아니거늘 건물이니 짓고 장사나 한다는 사람들이 그렇게 감각이 없어서야......, 라고 혀를 찰 것은 아니고 뭔가는 계산이 서 있기 때문에 투자를 하는 것일 텐데 그 거 참이다.
임대료 문제는 이념과 경제 논점과도 관련이 있다.
임대차 양측이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도록 적정해야 할 것이다.
장사가 안 돼 싸게 내놓는 것은 어떨지 모르지만 장사가 잘 된다고 해서 임대료를 맘대로 올리다가는 큰일 난다.
자칫 잘 못 하여 질서가 무너지면 재산 가치 자체가 폭삭할 수도 있다.
거위 털 하나씩 뽑는 것이 아니라 거위 털 하나씩 붙이다가는 거위가 무엇이 될지 모르는 것이다.
서울의 명소 삼청동 거리가 디스카운트 (Discount, 할인) 중이란다.
젠트리피케이션 (Gentrification, 임대료 상승 등으로 원주민이 밀려나는 현상)의 후폭풍이란다.
전국적으로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는 곳이 여럿이라는데 삼청동이 임대료 폭등에 따른 후유증과 그에 따른 재산가치 하락의 한 사례가 될 것 같다.
사람들이 떠나고 가게들이 떠난 다음에서야 그 심각성을 알고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 것 같은데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기도 어려운 지경이 된 것이 아닌가 한다.
한 푼이라도 더 받겠다며 수 싸움을 벌이며 세를 놓는 사람도, 한 푼이라도 덜 내겠다고 여론 몰이를 하며 세를 들어가는 사람도 주머니가 두둑하면 좋으련만 이 놈의 돈은 거짓말을 못 하고 제 좋은 데로만 찾아가 웅크리고 있겠다고 하니 두들겨 팰 수도 없고 난감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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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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