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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김반조

by Aphraates 2020. 8. 30.

김반조가 깃발을 날리던 시절이 있었다.

기상도를 손으로 일일이 그려가며 일기예보를 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비가 오면 오고 눈이 오면 오는 것이지 뭐 저렇게 열정적으로 기상 예보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이상한 생각도 들었지만 뭘 모르는 어린 아이의 철없는 생각이었다는 것은 한참 뒤에 알았다.

날씨는 연결 안 되는 곳이 없는 데 감이 없었다.

일기예보가 우리 일상생활과 정치경제와 인류 문화에 얼마나 큰 역할과 영향을 미치는지는 일일이 열거 안 해도 된다.

 

그런데 좀 불만이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모든 나라의 내놔라 하는 기상 전문가들이라면 다 모여 있을 기관에서 기상 예보를 하는데 오보하는 경우가 예전보다 줄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세상이 변함에 따라 날씨도 변하고, 날씨에 민감해진 것에 비해 예리한 판이 부족한 것인지, 기술과 투자와 장비와 정보가 미흡한 것인지 모르지만 최근 들어 부쩍 더 틀리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이나 관계자들은 조변석개하는 식으로 변해가는 기상이변을 예측하기가 어려워서 그렇다며 고개를 숙이지만 그런 걸 하라고 존재하는 사람들과 집단이 할 말은 아닐 것이다.

 

그 쪽 사정에 대해서 잘 아는 지인과 얘기를 하면서 아무래도 인력과 투자비가 부족한 것이 아니냐고 하였더니 고개를 저었다.

오래 전부터 그런 문제가 대두되어 많은 예산과 인력을 보강하여 그런 것이 부족하여 기상예측을 정확히 못 한다는 것은 이유가 될 거 같지 않다면 얼공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단다.

진정한 전문가보다는 얼치기 공무원이 많을 거라는 것이었다.

그 기관의 가장 중요한 실무 핵심부서는 기상을 분석하고 예보하는 예보국일텐데 잘 해봐야 본전이기 때문에 기회만 되면 일반 기획 관리나 업무 지원 부서로 가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현상은 거기뿐 아니라 대부분의 공조직이 그렇고, 사조직도 그를 벗어나지는 못 하는 맹점이 있는 것 같다.

꼭 전문 기관의 전문가가 다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문 기관이 소이당하고, 비전문가가 장이 되는 것은 최소한으로 해야지 밥보다 고추장이 많으면 맵고 짤 따름이다.

 

조석준 기상 캐스터/전 기상청장

기상 캐스터의 원조 격인 김동완 선생님은 은퇴 후에도 가끔 화면에 나오시더니 요즈음은 뵐 수가 없다.

우리보다 반 세대(15) 이상 연장자이시니 오래 전에 일선에서 물러나셨을 텐데 아직도 알아듣기 쉽고 재밌게 일기예보를 하시던 모습이 생생하다.

그 다음 타자라고 할 수 있는 반기성 선배님은 요즈음 가끔 나오신다.

대학교 1학년 때 아폴로 우주선이 달 착륙하는 모습을 보고 감탄하셨다니 선화동 법원 옆 주정 공장 옆에서 하숙을 하던 까까머리 미당 선생하고는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으니 한참 더 전문가로소 국가사회에 봉사하실 수 있을 것 같다.

흘러간 타자로는 마지막 타자라 할 수 있는 공주중학교 동기동창 한 반이었던 조석준(조석종) 친구는 기상청장에서 물러난 후에 통 보이질 않는다.

역시 K본에서 예리하고 명화하게 기상 예보를 하여 결국은 그 계통의 수장이라 할 수 있는 기상청장까지 역임하여 성공 사례인데 아직도 서울대 중에서도 가장 낮은 급의 천문기상학과에 입학한 것을 아쉽게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디선가 잘 있을 것이다.

 

9호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를 향해 올라온단다.

우리나라는 웬만한 태풍이라며 지나가는 태풍 길목이라서 참 괴롭다.

하긴 기세등등한 태풍을 정면으로 맞이하는 제주도나 일본 규슈에 비하면 한풀 꺾인 태풍을 맞이하는 남해안이나 서해안은 양반이겠지만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삼천포에 내려가 있으면서 하루에 세 번 이상 인터넷을 통하여 기상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데 이번 태풍도 만만치 않은 것 같으니 더 세심하게 들여다봐야겠다.

업무적으로 기상예보에 관심을 갖고 직접 체험하다 보니 기상예보가 잘 맞는지 잘 안 맞는지 대번에 표가 난다.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고 솔직히 말해서 올해는 유독 안 맞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러는데 는 이유와 사정이 있겠지만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절체절명의 코로나 사태 때문에 화살이 거기로 안 가서 그렇지 오늘도 또 그러냐하는 질타를 숱하게 받을 뻔 했다.

이럴 때 역량을 충전하여 그거 참. 신통하게 잘도 맞추네하는 소리를 들어 반찬 없는 밥일지라도 술술 들어가 맛있게 먹는 분위기였으면 한다.

 

마이삭 발생 북상 기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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