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로 합시다.
신사적으로 합시다.
평화적으로 합시다.
합법적으로 합시다.
논리적으로 합시다.
격조와 품위 있는 성숙한 관계를 갖자는데 마다할 일이 아닐 것이다.
개인이든, 사회이든, 국가이든 어디서든 마찬가지다.
삶에 지쳐 허덕이는 측이나 삶의 여유로 느긋한 측이냐를 가릴 것 없이 잘하자는 것은 이론적인 구호이지 현실적인 실천단계에서는 잘되지 않아 약육강식의 모습 그대로다.
블루칼라들이 조용해지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화이트칼라들이 그를 벤치마킹하면서 목청을 높인다.
그래야만 하는 당위성을 강조하지만 그에 반하여 부당성을 주창하는 것도 대단하다.
건장한 천석꾼이 비실대는 소작인한테 한 푼 달라고 읍소하는 모습이니 곱게 보일 리 없고, 사실적으로도 이치와 도리에 맞지 않는 일이다.
그러나 이해하고 포용한다.
발전의 단계에서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소란이라기보다는 역동성으로 보고 싶다.
보고 싶지 않은 것들이 빤히 보이는 고역스러움이 없는 것은 아니나 자신들도 그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것이다.
돌출하고 산적한 난제들을 해결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리딩 그룹들조차도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청백을 편을 갈라 포효하느라 정신이 없으니 깊이 걱정할 일은 아니다.
다만 누구라도 권모술수와 설전으로 나설 것이 아니라 자기 위치에서 자기 일을 충실히 하는 기본과 원칙이 지켜졌으면 한다.
어디선가 적서(嫡庶) 이야기가 나오더니 어디선가는 조종(祖宗) 논쟁이 일고 있다.
헤게모니(hegemony, 주도권)의 쟁탈의 한 단계다.
당사자들은 사활이 걸린 심각한 것이다.
구경꾼들은 판이 아니라 머리가 잘도 돌아간다는 웃음이 나온다.
적장자 구별의 조종군(祖宗君)은 이미 정해진 역사적인 사실이다.
역사가 정해진데도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고 문제가 많았다는 기록이다.
그런데 그를 사용하지 않는 지금에 그를 빗대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은 성은이 망극하오닙다와 아니 되옵니다가 충돌하는 어전회의가 재현되는 양상이다.
구경꾼들은 큰 관심이 없다.
싸울 때는 약자를 응원하지만 쌈이 끝나면 강자인 승자를 따르면 되는 것이기에 종이 한 장 차이인 우열을 굳이 가릴 필요가 없다.
그런데 밑천 다 드러내면서까지 공방을 벌이고, 드러낸 밑천을 샅샅이 보고 싶어 하는 구경꾼들 심리는 무엇인지 차가워지는 날씨만큼이나 을씨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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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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