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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내려놓고, 내려오기가

by Aphraates 2021. 2. 23.

단칼에 내려놓는다.

단박에 내려온다.

 

그러면 문제가 간단할 것 같은데 안 그렇다.

성인군자라면 몰라도 필부필부로서는 불가능에 가깝다.

이론적으로는 타당하나 현실적으로는 부당한 것이다.

맘먹고 하면 되지 내려놓고 내려오기가 뭐 그리 힘드냐고 하지만 아니다.

그것은 안 갖고 안 올라 간 사람들이 강 건너 불 보듯이 하는 말이다.

당사자가 되어 그리 실천하기는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하기사 성현 반열인 맹자와 순자도 하나의 사안을 놓고 성선설과 성악설을 주창하며 정반대 편에 서 있었으니 아무리 날고 뛴다 해도 그 발밑도 못 들어가는 위인들이야 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빈손, 다음

 

하산, 다음

아픈 것은 나()가수의 테스형만이 아니다.

여기 대전과 삼천포의 향촌 동네 테스(Aphraates) 형도 아프다.

 

코로나 상황에서 점점 심화한다는 부익부 빈익빈, 막상막하의 득표 결과를 잊지 못하는 모모 낙선자, 여차하면 총칼 들고나오는 모모 군부,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진일보하는 모모에서의 갈등과 분란......, 가지가 많지 않고 적은 나무일지라도 바람 잘 날 없는 나무다.

 

마음이 가난한 자는 행복하다는 산상수훈(山上垂訓)의 진복팔단(眞福八端)을 묵상해본다.

새벽 맑은 정신으로 판단할 때는 소중한 가르침으로 반드시 따라야 할 덕목이라고 한다.

그러나 조금 지나 해가 떠오르면 변한다.

여명이면 일기 승천하여 그 가르침에 더욱더 적극적이어야 할 텐데 반대로 느슨해진다.

정신이 흐릿해지면서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그게 가능하겠냐는 엉뚱한 소리를 하는 것이다.

 

그렇게 살고 있다.

자신이 부끄럽고 밉지 않으면 일말의 양심도 없는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언제 이루어질지 모르지만 내일 새벽이 되면 더 움켜쥐고 더 올라가려고 하던 어제를 반성하면서 언젠가는 올바른 길로 들어설 것이라는 희망을 품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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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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