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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주말이 있는 삶

by Aphraates 2021. 3. 27.

서울과 부산은 바쁘다.

날은 오늘이다 하고 사활을 건 행보들로 분주하다.

그러나 원님 덕에 나팔 불 것도 아니다.

거기는 거기고 대전은 대전이다.

비 내리는 향촌이다.

차가 드문 딱 드문 딱 오가는 아파트 거리를 내려다보면서 주말이 있는 삶을 갖는다.

이해관계와 수지타산에 바쁜 사람들은 바쁜 대로 멋지다.

바쁜 일상을 잠시 접고 눈을 지그시 감은 채로 무게를 잡는 안 바쁜 사람들은 안 바쁜 대로 멋지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내세우지 않으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은 관조가 됐든 관종이 됐든 좋기만 하다.

혼자만의 시간을 더 애처롭게 함께하는 비 내리는 호남선을 듣고 이어서 비 내리는 고모령을 듣노라니 갓난 엄니의 십년 모습이 떠올라 평안하심을 주시라고 청한다.

 

비 내리는 호남선, 다음
비 내리는 고모령, 다음

참 여유롭다.

가끔 이런 여유를 주심에 감사드리면서 비 내리는 날에 어울리는 아침겸 점심겸 저녁으로 신 김치를 넣고 끓이는 털렝이 국수를 주문하고, 주문한 것을 정성스럽게 만드려고 느긋하게 움직이는 내외의 그림도 다정하게만 느껴진다.

 

주말이 있는 삶, 다음

주말이 있는 삶을 견인한 저녁이 있는 삶으로 좋은 인상을 받던 남쪽 마을 강진 만덕산 거사(康津 萬德山 居士)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기를 제대로 살리지 못 하고 유야무야로 갈음된 것이 아쉬웠는데 지금은 어디서 뭘 하고 계신지 모르겠다.

촉망받는 정통 KS 맨으로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샀던 그런 화두의 여유가 잘 마무리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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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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